[이슈]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대중·대북 매파 인선.. 머스크 등 충성파 통해 대변혁 예고

[이슈]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대중·대북 매파 인선.. 머스크 등 충성파 통해 대변혁 예고

폴리뉴스 2024-11-14 14:55:06 신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한 루비오 상원의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한 루비오 상원의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한 지 1주일 만 주요 인선을 진행하며 재집권 플랜을 속도감 있게 가동하고 있다.

충성파 킹메이커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지명한 후 국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인선은 사실상 마무리했다.

현재까지 발탁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외교안보 라인은 대중·대북 강경파로 구성되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비정치인을 대거 동원하며 충성파로 정부를 채워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외교투톱' 루비오와 왈츠.. 중국·북한 강경파

고승우 "트럼프, 러북 군사 위협 빌미로 한국 정부에 무기 구입 강요할 수도"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하며 2기 행정부 인선을 본격화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트럼프 2기 외교 투톱인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에는 각각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과 육군 특수전 부대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이 낙점됐다. 루비오가 국무장관에 공식 임명되면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첫 라틴계 국무부 장관이 된다.

두 사람 모두 강력한 반(反)중국·북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루비오는 지난 2019년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소셜미디어 앱 '뮤지컬.리'를 인수한 것에 대해 국가안보 위험을 검토할 것을 요구한 바 있으며 2020년에는 중국을 겨냥해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공동 발의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장에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고,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가 올해 인텔 AI칩이 포함된 새 노트북을 출시하자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모든 판매를 차단할 것도 요구하기도 했다.

왈츠 의원은 하원 중국특위에서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대학과 학계를 중국의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2021년 한 행사에서 미국은 중국공산당과 냉전 중이라고 발언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은 중국과 더불어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비무장지대(DMZ)를 직접 찾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2016년 대선 때 TV 선거 광고에서 '북한을 미치광이'로 언급하기도 했다.

왈츠 의원 역시 지난 6월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두고 "위험하고 사악한 동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가 대북 강경파를 인선한 것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활용해 한국 정부에 더 많은 무기 구입을 요구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승우 한미일연구소 상임대표는 13일 폴리뉴스 칼럼을 통해 "트럼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타개책의 하나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한반도 전략을 자신의 방식으로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냉전시대 이후 최근까지 지속된 한반도 정책을 21세기의 군사경제적 관점에서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대표는 "우크라 전쟁에서 보듯 재래식 전투는 전자무기, 미사일이 승패를 좌우하는 면이 크고 이런 특성을 트럼프는 향후 주한미군 감축, 한국의 미국 재래식 무기 구입 증대로 구체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다.

가령 루비오는 지난 9월 NBC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협상을 통한 합의가 현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참모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양보하는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치한다.

왈츠 의원 역시 지난달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존경하고 믿지만 세계적인 대리전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도록 둘 수는 없다"며 전쟁 종식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사법리스크' 트럼프, 법무장관에 '화염 방사기' 강경 보수 게이츠 지명

트럼프는 13일 법무장관 후보에 맷 게이츠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맷 게이츠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친 트럼프 인사이자 강경파로 미 의회의 '화염방사기'라 불릴 정도로 저돌적인 인사다. 과거 트럼프를 노벨 평화상에 추천하자는 결의안에 서명한 적도 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에서 사법 시스템의 당파적 무기화를 종식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거의 없었다"며 "맷이 사법부의 무기화를 종식시키고, 국경을 보호하며, 범죄 조직을 해체해 법무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심하게 무너진 믿음과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가 자신을 기소한 법무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거나 정적 보복에 활용하기 위해 충성파인 게이츠가 적임자라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게이츠는 17세 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연방 성매매방지법 위반 혐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고, 동료 의원들에 잠자리를 같이한 여성들의 사진을 자랑했다는 폭로가 나오는 등 추문이 끊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꾸준히 정계 퇴진 압박을 받아온 인물이다.

이에 실제로 법무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외부 전문가 대신 충성파·예스맨 대거 임명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이번 인사에서 충성도를 기준으로 후보를 고른다고 분석했다.

초보 정치인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던 트럼프는 집권 1기때 제임스 매티스(국방장관), 렉스 틸러슨(국무장관) 등 자신과 별다른 인연이 없더라도 평판이나 추천 등에 의지해 '외부 전문가'를 기용했다.

하지만 당시 고위 공무원 및 장성 출신 각료들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항명 및 기밀유출 의혹에 시달린 기억이 있다. 이에 이번엔 충성심이 검증된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는 우파 성향이 강한 폭스뉴스에서 8년째 뉴스 진행자를 맡고 있다. 또, 신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임명된 존 랫클리프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냈던 대표적인 트럼프 옹호자다.

중동 특사에는 트럼프의 골프 친구로 알려진 스티브 위트코프를 지명했다. 취임식 공동 준비위원장인 위트코프는 지난 9월 골프장에서 발행한 2차 암살 시도 당시에도 트럼프와 함께 있었다.

주이스라엘 대사에는 오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옹호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지명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침례교 목사 출신인 보수주의자로, 미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차르' 통해 의회 견제 회피.. 일론 머스크 등 자문위원 영입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뜻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의회의 견제를 받지 않고 특정 정책과 관련한 임무를 총괄하는 행정부 고위직을 지칭한다.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아프가니스탄, 자동차, 에너지·환경, 보건 담당 차르를 따로 둔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에 '차르'를 전방위에 배치하며 자신의 주요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를들어 '국경 차르'에는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을 임명했다. 또한 에너지 담당 차르에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보건 담당 차르에는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 차르에는 1기 시절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유력한 상황이다.

무역 차르는 상무부·USTR 등을 아우르며 무역 정책 전반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고율 관세, 보편관세 등의 공약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자문위원 성격인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를 신설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으로 정부효율부를 이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정부를 위해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계획이었던 '맨해튼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정부효율부가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발표 직후 "연방기관 99개면 충분하고 남는다"고 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현재 연방기관은 428개인데 이를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도 트럼프의 승리에 기여한 충성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머스크는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 후보를 위해 1억3200만달러(약 1855억원)를 후원했다. 제약사 로이반트사이언스를 창립한 라마스와미는 올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1월 중도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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