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연세대학교 IT융합공학과 권장연 교수 연구팀이 인간 뇌의 신경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수소이온 활성 효과를 모방한 인공지능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이중 전압 입력을 통해 뇌 속 신경전달물질이 이동하기 전 단계의 과정을 재현해 에너지 효율과 판단 능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연구는 뉴로모픽 칩, 자율주행 자동차 등 인공지능 기술에 활용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의 뇌는 매일 방대한 양의 정보를 매우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한다. 예를 들어, 뇌는 2.5페타바이트(약 1,000조 페이지의 텍스트)의 정보를 처리하면서도 단 20와트(W)의 에너지만을 소비한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수천 개의 CPU와 GPU가 협력하며 수백 메가와트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하다.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뇌의 신경망 시스템을 모방한 인공 신경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가 뉴런 간 연결 구조를 단순히 모방하는 데 그친 것에서 나아가, 생체 물질인 펩타이드를 사용해 실제 신경전달물질의 수송 전 준비 단계인 수소이온 활성 과정을 정밀하게 모사한 인공지능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공기 중 수소를 모아 전달할 수 있는 팔라듐 전극을 새롭게 소자에 적용했다. 팔라듐 전극은 전압을 가했을 때 수소이온을 분비하는데, 이 특성을 활용해 소자가 마치 인간 뇌의 신경처럼 신호를 주고받는 효과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소자가 뇌의 정교한 신호 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소자는 수소이온 입력을 통해 인공 시냅스 소자의 학습과 기억 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일례로 이 소자를 사용하면 높은 학습 정확도를 보이는 고정밀 모드와 높은 전력효율을 가지는 저전력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뇌의 복합적인 작동 방식을 모방해 단일 소자로 다양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권장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시냅스의 구조를 모방하고자 하는 기존 뉴로모픽 연구의 틀에서 벗어나, 실제 신경전달물질이 수송되는 메커니즘을 모사해 구동 입력을 통해 전기적 특성을 조절 가능한 소자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자연 모방적인 접근법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2020년에 타이로신의 산화-환원 활성 특성을 활용해 아미노산 조합을 구성하고 시냅틱 소자를 제작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습도에 따라 펩타이드 박막의 저항 값이 크게 변화하는 특성을 활용해 전압과 습도의 입력을 통해 수소이온-전자 기반의 다중 입력 구동 인공 시냅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약 3년간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11월 5일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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