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는 14일 '2025년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3.1%, 내년 3.0%로 각각 예측했다. 기존 전망보다 올해는 0.1%포인트 올린 반면 내년 전망치는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KIEP의 올해와 세계 경제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치인 3.2%보다 각각 0.1%포인트 낮다. 내년 전망치는 두 기관(3.2%)보다 0.2%포인트 낮다.
이시욱 KIEP 원장은 "지난주 미국 대선의 결과로 앞으로 국제 경제 여건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이미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재선으로 무역·금융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대외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앞으로의 미국 통상정책의 방향과 우리에게 미칠 여파를 제대로 가늠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 거시 환경과 미국의 물가, 금리, 환율 등 추이를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높다"며 "미국의 물가 향방은 트럼프정부가 지향하는 관세 등 통상 정책의 추진시기뿐만 아니라 규모를 결정하는 데 핵심 변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기간 대 중국 강경책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바 있는 만큼 주요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조치가 광범위하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보편관세를 강조한 만큼 동맹국에 대한 통상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곧바로 관세 인상에 나서기보다는 외국에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편관세 실현 가능성은 굉장히 높은데 시기적으로는 내년보다는 내후년 쪽이 훨씬 더 확률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악재가 쌓인 중국의 경제성장의 충격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등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견제 확대,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등 대외 요인도 여전한 상황이다.
통화정책 전환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의 통화정책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엔캐리 트래이드 자금 청산과 신흥국의 엔화 이탈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 전망보다 0.4%포인트 오른 2.1% 전망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과 세제 개편 등 정책 방향 전환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불확실성을 높인다. 다만 감세 조치가 빠르게 시행된다면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유럽은 1.3% 성장이 점쳐진다. 독일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난 전망보다 0.3%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트럼프 1기와 같은 무역 마찰 이슈가 변수다. 일본은 수출 감소와 기업 실적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1.0%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현실화되고 내수 부진 영향에 앞선 전망보다 0.4%포인트 내린 4.1% 성장이 점쳐진다. 인도는 당초 전망보다 0.3%포인트 올린 6.8% 성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나 보호무역조치가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공급망 재편과 유가 하락 등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 회복세가 엇갈리면서 국내 경제 성장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 경제가 내년 2.0%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 통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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