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이집트 아슈트 지역에서 진행된 유적 발굴조사에서 이집트 중왕국 시대 여사제 미라가 새롭게 발견됐다. 이 미라는 이중 구조로 된 2개의 관 안에 다수의 부장품과 함께 매장되어 있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는 이집트 소하그대 등과 공동으로, 2024년 8월 18일~9월 17일에 걸쳐 아슈트에 위치한 고대이집트 무덤의 발굴 조사를 진행했다.
요헴 칼 베를린 자유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고대이집트의 제12왕조 2대 파라오 세누스레트 1세 (Senusret I · 재위 기원전 1971년~기원전 1926년) 당시 지역 총독이었던 제파이-하피 1세의 무덤을 조사했다.
기원전 1880년경에 만들어진 제파이-하피 1세 무덤은 내부에 높이 11m, 깊이 28m, 폭 70m의 방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무덤 발굴 조사 과정에서 내부에 새로운 매장실과 화려하게 장식된 관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관을 열자 내부에 관이 하나 더 있었고, 안쪽 관에서 고대이집트 여사제의 유해가 나왔다.
이 유해는 제파이-하피 1세의 외동딸인 이디(Idy)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래 사진이 이디의 관이다. 길이 2.62m의 관 속에 조금 더 작은 길이 2.03m의 관이 내벽에 거의 붙은 형태로 존재한다.
이 관들은 모두 이집트 외부에서 공급된 목재로 제작됐다.
관의 표면은 아래와 같은 아름다운 글씨와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고인의 사후세계 여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디는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미의 여신 하토르(Hathor)를 섬겼던 여사제다. 미라 분석 결과, 한쪽 다리에 선천적 장애가 있었으며 40세 이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디와 함께 매장된 보석과 금속품은 이미 고대에 도난당한 상태였지만 단검과 목제 조각상 등의 부장품이 남아 있었다. 목제 조각상 중 일부는 여성을 묘사하고 있어 연구팀은 생전의 이디 모습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물로 바친 음식이 담긴 용기와 미라화 과정에서 제거된 장기가 담긴 용기 등이 발견됐다.
칼 교수는 이번 발견에 대해 "미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를 토대로 고대이집트에서 여성의 지위와 지식 전달에 관해 새롭고 광범위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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