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내수 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제과업계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롯데웰푸드는 자사 대표 브랜드 ‘빼빼로’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주요 소비층 감소,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과 함께 빼빼로데이 당일 매출의 변수 등으로 인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과 시장은 2020년 3조8943억원, 2021년 3조9074억원, 2022년 3조9036억원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글로벌 제과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제과 시장은 2022년 약 253조원에서 2028년 약 313조원으로 24%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롯데웰푸드의 빼빼로 역시 국내 매출은 소폭 정체된 반면,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은 약 315억원으로 집계되었고,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325억원으로 국내 매출을 앞섰다.
매출 증가율 면에서도 해외가 크게 앞선다. 2022년 국내 매출 증가율은 약 15.4%, 2023년 약 9.6%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증가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해외 매출 증가율은 2022년 약 20.7%, 2023년 약 54.3%로 큰 폭의 상승을 보이며 해외 매출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빼빼로 전체 매출은 빼빼로데이를 포함한 하반기 매출이 좌우한다. 그러나 날씨, 요일 등 부수적인 요인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빼빼로데이 빼빼로 판매량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날씨가 온화해 이동 인구가 많았고, 지난해와 달리 빼빼로데이가 평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빼빼로데이 당일이 주말이었고 한파까지 겹쳐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전체 매출의 중요한 요소인 빼빼로데이 당일 매출의 불확실성과 함께 국내 시장의 다양한 요인과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기록한 해외 매출 비중 24.5%를 향후 3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20년부터 빼빼로를 들고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매년 11월 11일 ‘빼빼로데이’와 관련된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미 시장에 빼빼로를 알리기 위해 뉴욕 타임스퀘어와 LA 한인타운 중심에 빼빼로 글로벌 앰배서더 뉴진스의 디지털 옥외 광고를 선보였으며, 필리핀에서도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해 5월 필리핀 유통 채널 S&R과 MOU를 체결하고 총 25개 점포에서 다양한 빼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빼빼로를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해 한·일 롯데의 협력 전략 상품인 빼빼로의 글로벌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는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 10 및 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기존 진출 시장인 인도와 베트남의 시장을 확대하고 잠재력이 높은 신규 국가 개척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롯데웰푸드의 빼빼로가 국내외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빼빼로는 지난해 기준 국내외를 합쳐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과업계에서는 단일 제품 기준 월 매출 20억원 이상, 연 매출 250~300억원 수준을 히트 상품으로 평가하는데, 빼빼로는 이를 훨씬 뛰어넘었다. 누적 매출액은 2조원을 돌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빼빼로의 국내 소매 매출 1184억원으로 2023년 과자·초콜릿류 소매점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최근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북미 시장에 없던 형태의 제과 제품인 만큼 성공 가능성을 엿봤다는 설명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막대 과자에 초콜릿을 묻힌 과자는 주로 아시아권에서 소비돼 왔다”며 “북미 시장에는 없던 빼빼로의 독특한 모양이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글로벌 마케팅 대상 국가를 13개국에서 15개국으로 늘렸으며, 특히 미국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0월 24일 미국 북동부 코스트코에 빼빼로를 입점시켰고, 3월 캐나다 코스트코에 진출한 이후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올해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 광고를 전개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약 18만명의 방문객에게 빼빼로를 홍보했다. 이는 빼빼로 제품뿐만 아니라 ‘빼빼로데이’라는 문화 자체를 해외에 전파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예년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실질적인 매출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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