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정규 교육 과정에 종지부를 찍는 시험을 앞둔 만큼 학생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양손엔 부모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도시락과 수험표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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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어느새 커서…" 곳곳에서 자녀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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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힘껏 안아주며 눈물을 흘린 학부모 김모씨는 "첫째 딸이 어느새 이렇게 커서 수능을 치르니 감회가 새롭다"며 "힘든 과정을 옆에서 모두 지켜봐서 불안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든다"고 울컥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교회에 가서 아이 시험 끝날 때까지 예배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가족이 총출동한 가족도 있었다. 첫손녀의 수능을 응원하러 온 할아버지는 끝까지 손녀의 등을 토닥였다. 도시락 메뉴를 며칠동안 연습했다는 어머니는 "시험을 대신 치고 싶을 정도"라며 "부모님의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담담하게 뒤에서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기도로라도 아이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가족들 모두 교회로 향했다.
연차를 내고 외동딸의 수능을 응원하러 온 아버지도 있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박모씨는 "입시 제도가 (인생에서) 꼭 겪어야 될 일이기도 하고 처음 맞는 관문이기도 한데 마지막까지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직접 응원왔다"고 밝혔다. 딸이 편안한 마음으로 수능을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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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끝내고 놀러가야죠" "수능은 끝나도 입시가 끝난 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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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연양(19)은 "수능이 끝나도 입시가 끝난 건 아니잖아요"라며 "수시면접과 논술이 아직 남아있어 마음 편히 놀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집가서 푹 자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시락 메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김밥을 좋아한다"며 "엄마가 적응해야한다고 일주일 동안 점심으로 김밥만 줬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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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수험생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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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최상은 영양사는 이번이 이 곳에서 맞는 2번째 수능이라고 했다. 새벽부터 수험생 통제에 힘쓴 그는 "엄마같은 마음이 든다"며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지만 또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너무 연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험생들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최씨는 "수능 2주 전부터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급식을 챙겼다"며 "속 편한 것들 위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자녀가 수능을 본다면 도시락으로 어떤 메뉴를 싸주고 싶냐는 질문에 "국물이 있어야 하는데 쇠고기 무국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속이 편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장조림과 계란말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5분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의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만8082명(3.6%) 늘어난 52만2670명이다. 특히 의대 증원 등의 영향으로 반수생, 재수생 등의 수가 21년 만에 가장 많은 16만1784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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