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꿈꾸는 마무리로 소속팀에 우승을 안기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 있다. 우승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니, 우승하고 은퇴하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최근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이가 있다. 미녀 축구선수로 유명한 심서연(35)이 우승과 함께 화려한 피날레를 했다.
심서연은 지난 9일 시즌이 끝난 2024 WK리그에서 소속팀 수원FC 위민에 우승을 안겼다. 수원FC 위민은 전신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시절이던 2010년 WK리그 첫 우승을 한 뒤 무려 1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2010년 수원시시설관리공단에 입단한 심서연은 그해 팀의 첫 우승 그리고 이번에 차지한 두 번째 우승에 모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자신에게는 통산 6번째 우승(2012년 고양 대교, 2018~2020년 인천 현대제철)이 됐다.
심서연은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다. 데뷔 초에는 미녀 선수로 이름을 알렸지만 금세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중앙 수비수로 보기와 다르게 터프한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플레이가 장점으로 꼽혔다. 측면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도 돋보였다. 국가대표 A매치만 92경기를 소화했을 만큼 여자축구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35세는 아직 한창이지만, 심서연은 일찌감치 은퇴를 결정했다. 성치 않은 무릎 탓이었다. 심서연은 선수 생활 내내 무릎 등 여러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십자인대 부상으로 치료 및 재활에만 몇 개월씩 보내기도 했다. 수원FC 위민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심서연의 오른쪽 무릎은 테이핑 되어 있었다. 스스로 무릎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해 은퇴를 결정했다.
심서연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천 KSPO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경기 내내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수원FC 위민의 골문을 지켰다.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의 은퇴는 아쉽게 다가온다.
그래도 심서연은 만족했다. 특히 12년 만인 지난해 친정팀인 수원FC 위민에 돌아왔고, 우승까지 만들었으니 자신에게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마무리가 됐다.
심서연은 우승 후 동료들이 마련해준 조촐한 은퇴 기념을 하고 개인 일정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오는 12월 남녀 동료 선수들과 함께 할 자선경기를 은퇴식으로 대신 할 예정이다. 이후 새로운 인생도 그려 가려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도자가 될 수 있고, 축구와 관련한 일도 할 수 있다. 그는 “휴식을 취한 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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