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에이럭스의 지분을 상장 당일에 대량 매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럭스의 주가는 당일 폭락했다.
한투증권이 에이럭스의 공모가를 높게 측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공모가 ‘뻥튀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공모가는 상장 주관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요소라며 사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반면 당국은 도의적 책임은 있다는 시각이다.
엑시트 하려고 뻥튀기 했나
로봇‧드론 전문기업 에이럭스가 상장한 첫날 약 40% 가까이 폭락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와 관련 상장 주관사인 한투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에이럭스 지분이 같은 날 대량 매도된 점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럭스 발행 주식 총수의 2.56%에 대한 순매도가 지난 1일 이뤄졌다. 이날은 에이럭스가 코스닥에 상장한 날이었고 해당 계좌는 한투증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투증권은 약 27억원의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럭스의 공모가는 1만6000원인데 에이럭스에 대한 한투증권의 주당 취득가액은 3600원이다. 한투증권이 약 4배 높은 가격으로 보유했던 지분을 내다 판 셈이다.
한투증권은 4년 전인 2020년 2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에이럭스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2년 이내 취득된 지분에 대해서만 30일 내 매도 제한이 걸려 있어 한투증권이 에이럭스의 지분을 매도한 건 법률 위반 사항은 아니다.
다만 한투증권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상장 주관사로서 공모가를 높게 산정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부실 상장 문제 제기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 때문에 무리하게 상장을 맡고 있다는 부실 상장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상장 이후 증권사들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면서 공모주 물량을 개인 투자자에게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좋은 점만 부각된 채 화려하게 상장이 이뤄지면 사실상 그 후가 문제다. 공모 청약한 사람들이 초기에 다 빠지면 장기 투자를 위해 남아 있는 사람들은 더 큰 재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상장 주관사가 상장 기업에 대해 엄격하게 심사하고 정확한 근거에 의해 기업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일부가 우리나라 자본시장 규모에 맞지 않게 상장 회사들이 너무 많고 증권사들이 공모가를 뻥튀기 한 후 엑시트 하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떠넘기는 문제”라며 “당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투증권 도의적 책임 지적
공모주가 한파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평가가 잘됐는지 여부를 따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주관사가 단독으로 공모가를 결정할 수는 없다.
주관사가 공모가 범위를 제시하면 이 안에서 기관들이 공모가에 대한 수요예측에 참여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모여 적정가로 생각되는 공모가가 결정되는 셈이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에 관한 문제는 별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한투증권이 소유한 에이럭스 지분은) 2년 이전에 취득한 지분이기 때문에 매도했다고 해서 법률 위반 소지는 없지만 상당히 도덕적인 비난의 소지는 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투증권은 에이럭스 지분을 매도한 것에 대해선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매도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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