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오아시스 콘서트 티켓값에 영국이 들썩

[이슈메이커] 오아시스 콘서트 티켓값에 영국이 들썩

이슈메이커 2024-11-14 08:5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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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오아시스 콘서트 티켓값에 영국이 들썩

15년 만에 재결합하며 화제를 모은 ‘브릿팝의 전설’ 오아시스가 복귀와 동시에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콘서트 티켓 가격 때문이다. 티켓값 급등의 원인이 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고, 영국 정치권은 이런 판매 관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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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범위 넓어지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오아시스가 내년 7~8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17번 개최하는 콘서트 티켓은 지난 8월 31일 온라인에서 판매됐다. 전설의 귀환을 기대했던 수백만 명이 예매 사이트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어렵사리 예매가 재개된 뒤 팬들이 마주하게 된 건 책정된 가격보다 세배 가까이 올라가 있는 티켓값이었다. 당초 150파운드(약 26만 원)로 책정된 스탠딩 좌석은 몇 시간 만에 355파운드(약 62만 원)까지 올랐고, 아일랜드 콘서트 티켓은 예매 시작 당시 86.5유로(12만 8천 원)였던 것이 415.5유로(61만 4천 원)까지 치솟았다.


  가격 급등의 원인은 다이내믹 프라이싱 시스템이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수요와 공급 상황, 경쟁사의 가격 등을 고려해 티켓 판매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주로 비수기가 비교적 명확히 정해져 있어서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쉬운 호텔이나 항공편 예약에서 쓰인다. 판매자는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가격을 정해 준비한 제품을 팔 수 있고, 소비자도 해당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시점엔 평소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최근 급격히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실시간 공급과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가격 자체를 실시간으로 바꿔 보여주는 전자 가격표까지 등장하면서다. 스포츠 경기와 놀이공원에서도 날씨나 성수기 여부 등을 고려해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을 KBO리그의 NC다이노스도 2022년부터 적용했다. 요일과 상대 팀, 순위, 전적, 날씨 등을 고려해 매번 다른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15년 만에 재결합하며 화제를 모은 ‘브릿팝의 전설’ 오아시스가 복귀와 동시에 높은 티켓값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GoodFon
15년 만에 재결합하며 화제를 모은 ‘브릿팝의 전설’ 오아시스가 복귀와 동시에 높은 티켓값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GoodFon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까지 나서 규제 예고
오아시스 공연의 티켓 판매사인 티켓마스터 UK는 오아시스 공연표 판매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인정하면서 ‘시장 가치에 더 가까운 가격을 책정하고 암표를 막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소비자가 감당 가능한 최고 수준까지 가격을 높여 팔면 암표상 입장에선 해당 가격에 티켓을 산다고 하더라도 되팔기 어렵고, 그렇다 하더라도 차익 실현이 어려워진다는 논리였다.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을 돌려 티켓을 사실상 쓸어가는 전문 암표상이 공연 시장을 흐려놓는 상황에 이르자 이런 주장은 더욱 힘을 얻었다. 암표상에게 수익이 돌아가게 하느니 공연자에게 더 많은 수익이 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문제는 ‘너무 올라간 가격’이다. 몰려드는 접속자와 해당 가수의 영향력 등을 모두 고려해 가격이 경매처럼 결정되다 보니 실제 티켓 판매 가격이 시작 가격보다 두세 배씩 오르기 일쑤였다. 이로 인해 대중 가수의 공연이 돈 많은 사람만 갈 수 있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정책을 도입하는 명분이었던 암표 근절 역시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영국 정치권은 이런 판매 관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노동당 소속 데이비드 베인스 의원은 “판매사가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이용해 팬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현금을 긁어모으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전했고, 자유민주당 소속 제이미 스톤 의원 역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화적 순간이 탐욕스러운 기획자와 티켓 판매 사이트에 의해 터무니없는 고수익 상품으로 변질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감시기관이나 의회 차원에서의 공식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까지 나서서 규제를 예고했고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오아시스 쪽도 내년 북미 공연에선 다이내믹 프라이싱 방식을 적용하지 않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전설적인 밴드였다. 주축 멤버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가 불화를 겪으면서 2009년 해체된 뒤 15년만인 지난 8월 투어 일정과 함께 재결합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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