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13일 비(非)경제부처 예산 심사에서, 정부·여당과 야당이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 예산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이 주도한 예산 심의 결과 검찰 특활비·특경비가 전액 삭감된 일과 관련,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이 "삭감이 이재명 대표 수사와 상관이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꼭 그렇게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검사 탄핵을 연속으로 요구하고 있는 연장선에서 보면 그런 의심도 저희들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은 "내년도 검찰 예산 특활비 80억, 특경비 500억여 원 전액이 삭감됐다. 수사를 어떻게 하느냐"며 "(예산을) 삭감하면서 법사위에에서 정청래 위원장 등이 (이 대표 수사와 관련된) 4개 지청의 사용 내역을 집중적으로 질의했지 않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이에 "자료를 요구한 부분이 그런 (이 대표 관련) 수사가 많이 진행된 청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한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법사위는 앞서 법무부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 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을 심사·의결했다.검찰과 감사원 등 일부 사정기관은 특활비와 특경비가 전액 삭감했다. 검찰이 지출 내역을 증빙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여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 표결 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지난 9일 민주당이 참여한 장외 집회를 강경 진압한 경찰청 예산도 도마에 올라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경찰 행태를 반드시 뜯어고치겠다"며 "예산심사 과정에서도 이런 점을 명확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소속 행안위·예결위원들에게 지침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예결위에서 민주당 문금주 의원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에선 정당한 법집행이라 강변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통제가 강했다"며 "정권 퇴진 운동을 막기 위한 선제포석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조 청장에 게 "다수 부상자가 발생한 과잉진압에 대해 사과하실 용의가 있나"라고 물었지만, 조 청장은 당시 집회의 불법성에 대해 강조하며 답을 피하다 "불법이면 마구잡이로 패도 되나", "결과적으로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고 국회의원 한 분(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도 갈비뼈가 골절됐다. 그 부분 사과 용의가 없나"라고 거듭 압박하자 "청장으로서 주말 도심 통행이 마비되고 여러 명이 부상한 사태에 대해 치안 책임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만 했다.
문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이 사태 관련 입장표명을 요구했으나, 이 장관은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 지휘권한을 주시면 적극 잘 행사하겠다", 경찰국은 치안과는 아무 상관없는 인사를 위한 조직이고,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 업무를 보고받거나 지휘할 아무 권한이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여당에서는 경찰에 대한 옹호가 나왔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조 청장에게 "지난 토요일 집회로 경찰은 얼마나 다쳤느냐"고 물어 "105명이 다쳤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다만 최 의원이 "시위대가 폭력을 휘두르거나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그런 경우가 없었느냐"고 묻자 조 청장은 "폴리스라인을 밀치고 경찰을 폭행하는 행위는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분명히 폭력시위였다"면서도 "다만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쇠파이프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조 청장과 교육부총리 등을 향해 "(오는 16일) 토요일이 논술 아니냐. 지금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규모 집회를 한다고 하는데, 주요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치고 있는데 집회를 한다는 건 맞지 않다. 여기 민주당 의원들도 계시지만 이재명 대표에게 충언을 하셔서 집회를 연기하는 것을 꼭 건의, 관철해 달라"고 했다.
한편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 예산 미편성 문제에 대해 이상민 장관은 민주당 주철현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특조위 예산이 반영이 안 된 것은 정부 예산안 제출기한 이후에 특조위가 발족했기 때문"이라며 "연말 안에 예산을 특조위에서 제출하는데 저희가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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