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2024 발롱도르의 주인공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수상 유력 후보였지만, 2위에 머무르며 분노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더 낮은 순위에 뒀을 거라고 주장했다.
로드리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방송 '코페'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라면 비니시우스를 3위에 뒀을 거라고 말했다.
로드리는 인터뷰에서 "트로피 시상을 앞두고 관중석의 절반이 '비니시우스, 비니시우스!'를 외쳤을 때 약간 믿기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셔서 나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졌다"라고 밝혔다.
이 "발롱도르는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꾸준함에 대한 보상을 해줬다.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2023년에는 맨시티에서 멋진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올해는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로드리는 또 "이 상을 받으면 인생이 조금 달라지고, 수상 전후가 완전히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는데, 그중 가장 흥미로운 사람 중 한 명은 이니에스타다. 그는 나에게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였기 때문에 발롱도르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로드리는 나아가 만약 투표권이 있다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3등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는 "다니 카르바할을 2위로, 비니시우스를 3위로 선택했을 것이다"라고 소신 발언했다.
로드리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테아트르 두 샤텔레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풋볼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생애 첫 발롱도르 수상이자 맨체스터 시티 소속 선수가 받은 첫 발롱도르다.
시상식 가장 마지막 순서로 남자 발롱도르 부문이 남았다. 시상자로는 지난 1995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아프리카 최초의 수상자인 조지 웨아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참석했다.
발롱도르 최종 후보 4인은 로드리를 포함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다니 카르바할(이상 레알 마드리드)이었다.
하지만 레알 선수단이 이날 시상식에 모두 불참하면서 사실상 로드리의 수상 가능성이 99%에 치솟았다. 그리고 마침내 조지 웨아의 입에서 "로드리"가 터져 나왔다.
로드리는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채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눈물을 보인 뒤, "엄청난 밤이다"라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프랑스 풋볼과 유럽축구연맹(UEFA)에 이 시상식에 또 다른 해에 이곳에 오게 돼 감사하다. 또 나를 투표해 준 모든 분과 나를 믿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에 불참한 비니시우스는 2위, 주드 벨링엄이 3위, 다니 카르바할이 4위였다.
로드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역사를 썼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비야레알(이상 스페인)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2019년 무려 7000만 유로(약 1047억원)의 이적료로, 맨시티로 이적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한층 더 성장한 로드리는 2022-2023시즌 팀의 트레블(프리미어리그-FA컵-챔피언스리그)에 기여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특히 로드리의 결승 골이 맨시티의 구단 최초의 대회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2023-2024시즌에 로드리는 한층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공수 연결과 조율은 물론 공격력도 보여주면서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최초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로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으로 출전한 UEFA 유로 2024에서 대표팀의 역대 두 번째 유로 우승을 이끌었다.
비니시우스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라리가 우승으로 더블을 달성해 클럽에서 성과를 냈지만, 브라질 대표팀으로 참가한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에 따르면, 로드리는 시리아가 빠진 9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 1485점 중 1170점을 얻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 비니시우스(1129점)와는 단 41점 차다. 비니시우스와 3위 벨링엄(917점)의 격차는 컸다. 투표자별로 후보 10명에게 점수를 차등화해 투표하는 점을 감안하면 로드리와 비니시우스는 박빙 승부를 펼친 셈이다.
올해부터 발롱도르는 유럽축구연맹(UEFA)과 시상식을 함께 꾸린다. UEFA에 따르면, 남자 발롱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 안에 드는 국가의 대표 기자 1명이 투표를 진행하고 여자 발롱도르는 상위 50위 안에 드는 국가 기자 1명이 투표한다.
기자 대표단들은 프랑스 풋볼, 레퀴프 편집팀, 그리고 이전 시즌 최우수 투표자(남자 코스타리카, 여자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남자 상에는 UEFA 앰버서더로 루이스 피구, 여자 상에는 나딘 케슬레가 선정한 최종 후보 30명 중 10명을 선택한다.
각 10명은 순위에 맞춰서 15, 12, 10, 8, 7, 5, 4, 3, 2. 1점을 각각 받는다. 발롱도르는 가장 높은 숫자를 받은 선수가 받는다.
매체는 "41점 차가 발롱도르 역사상 절대적인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1위 선수에게 15점을 부여하는 새로운 점수 산출 방식에 따르면 아주 근소한 수치다"라고 밝혔다.
해당 순위에 대해 프랑스 풋볼 수석 에디터인 뱅상 가르시아는 "아주 근소했다. 비니시우스가 벨링엄, 카르바할이 5위 안에 들어 피해를 받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르시아의 말은 사실대로 드러났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는 내게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할지 계속 물으며 엄청나게 압박했다. 그리고 아마 내 침묵이 비니시우스가 졌다고 그들이 생각하게 한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난 불쾌하게 놀랐다. 하지만 난 오늘 밤 레알에 대해 말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난 우리의 환상적인 수상자 로드리에 대해 말하고 싶다"라고 웃어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풋볼, 레퀴프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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