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지분 대결에서 수세에 몰린 것으로 보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일반 주주들의 반발을 부른 유상증자를 철회하고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소액주주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르면 연말 임시주주총회나 내년 있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 가운데 최윤범 회장은 결국 유상증자를 철회하고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유상증자 배경 자세히 설명···시장 혼란 사과
최윤범 회장은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시장 혼란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했다. 그리고 소액 주주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일반 주주의 지원을 요청했다.
최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유상증자의 목적은 ‘주주기반 확대와 시장의 안정’이었다. 유통 물량을 증대해 집중된 소유 구조를 분산시켜 궁극적으로는 보다 많은 주주와 국민들의 회사가 되는 국민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 유상증자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시장의 상황은 다르게 돌아갔다. 지난달 30일 유상증자 발표 직후 고려아연 주가는 연일 하락했고, 금융감독원은 이 과정에서 부정거래 혐의가 의심된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가 동시에 진행된 정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어 고려아연 측에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유상증자로 돌아선 일반 주주···고려아연 “친화정책 약속”
일반 주주들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혐의에 대해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그동안 “국가기간산업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냈던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으로 명분을 잃고 주주들이 등을 돌리게 됐다.
최윤범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친화정책을 약속하며 주주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현재 고려아연은 ESG 경영 차원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다. 여기에 더해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개정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도록 할 방침이다. 정관 개정을 위해서는 정관 개정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영풍 측의 동의도 필요하다. 최 회장은 “영풍 측도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 주주 권리 보호 ‘명문화’ 추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주주소통을 위해 IR 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또,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소수 주주 다수결 제도(MOM,Majority of minority)를 통해 지배주주 이외에 소액주주도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일정한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후에도 더 많은 소액주주분들이 쉽게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 또한 적극 검토하도록 하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분기별 배당을 추진하고 배당기준일 이전 배당 결정의 예측가능성과 함께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표 대결 앞둔 고려아연-MBK연합···주주 마음 잡기 나서
MBK파트너스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 취득했다고 밝힌 상황에서 소액주주마저 등을 돌리면 앞으로 있을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은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MBK연합의 계산에 따르면 양측의 지분은 MBK연합 39.82%, 최윤범 회장 측 34.65%로 차이가 5%를 넘는다.
최윤범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장 혼란에 대해 사과하며 다시 한번 주주들의 지원을 간곡히 요청했다. 최 회장은 “기습적인 적대적 M&A 상황 속에서 많은 국민과 주주 그리고 울산 시민을 비롯해 정치권과 각계각층의 도움으로 저희는 고려아연을 지켜왔다”고 강조하며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에 모든 주주와 국민께서 고려아연을 지켜주시고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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