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선호도 20명 중 19위…당내서도 교체 여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연임에 도전하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회민주당·SPD)가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지만 정작 유권자 대부분은 그가 다시 총리를 맡지 못할 것으로 본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dpa통신 의뢰로 지난 8∼12일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숄츠 총리가 차기 정부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 유권자는 6%에 불과했다.
숄츠 총리의 재집권을 전망한 비율은 극우 독일대안당(AfD)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13%), 녹색당 소속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보호장관(7%)보다 낮았다.
응답자 44%는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를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았다. 중도보수 성향 CDU와 기독사회당(CSU) 연합은 30%를 웃도는 정당 지지율로 총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숄츠 총리는 여야 주요 정치인 20명에 대한 선호도 설문에서도 1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20위는 AfD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였다.
숄츠 총리는 2021년 9월 총선으로 취임한 이후 3년 내내 지지율이 추락했다. 지난 7일 '신호등' 연립정부가 해체되기 전부터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로 꼽혔다.
CDU·CSU 연합과 AfD에 이어 정당 지지율이 3위로 처지자 SPD 내부에서는 정치인 선호도 선두인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을 총리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내달 16일 자신의 신임 여부를 표결에 부치고 불신임으로 의회가 해산되면 내년 2월23일 조기총선을 치르겠다고 확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연금과 돌봄, 의료 서비스 축소로 이어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양자택일 방식은 틀렸으며 나라를 잘못된 길로 이끈다"고 말했다. 해임된 크리스티안 린드너 전 재무장관(자유민주당·FDP)이 사회복지 예산 삭감 등 긴축예산을 요구해 연정 해체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총선 전에 경기부양책과 아동수당 인상 등 현안을 처리하는 데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독일이 돈을 잘 관리하는 건 좋은 일"이라는 발언에 폭소가 터져나오는 등 임기말 권력누수가 역력했다.
린드너 전 장관은 숄츠 총리가 대규모 적자예산을 요구했다며 "연정 해체로 헌법 위반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독일 기본법(헌법)은 정부가 새로 조달하는 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0.35% 이하로 제한했다. 린드너 전 장관은 "해임은 때로 해방"이라며 앙금을 숨기지 않았다. 숄츠 총리는 지난 6일 그를 해임할 당시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며 당리당략에 몰두한다고 맹비난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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