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승 소감은?
팀원들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서 정말 기뻤다. 앞으로도 더 많은 커리어를 쌓고 싶다.
Q. 귀국 후 근황은?
바로 휴가여서 지인들과 가족들을 만나며 쉬고 있다. 다들 새벽까지 응원해 주고 축하도 많이 해줘서 우승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해외에 한 달 넘게 있어서 그런지 막둥이도 많이 반겨주더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월즈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자기 전에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자기계발서인 『마지막 몰입』과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었다.
Q. 월즈에서 연속 노데스 기록을 세웠는데?
노데스를 하려면 다 이기는 경기여야 한다. 팀원들이 정말 잘했다. 모두가 실수 없이 정답에 가깝게 플레이한 것 같다.
Q. 월즈 젠지전에서의 마음가짐은?
경기 기록을 보면 좋지 않은 상성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못해서 진 것이 아니라 항상 한 끗 차이로 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들 언제든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전날 밤에 거울 보면서 "무조건 이긴다, 부신다"를 외치고 자신있게 경기에 임했다.
Q. "이곳이 월즈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의 의미?
월즈를 수능에 비유하기도 하더라. 기간이 짧고 그해의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바쳐 몰입하는 대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프로게이머라는 꿈은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형들이 많아서 어릴 때부터 게임을 쉽게 접했다. 그래서 5살쯤부터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좋아했다. 그리고 친형이 프로게이머였고, 대회 나가는 모습이나 승리해서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나도 가족들에게 멋진 아들이 되고 싶었고 그런 시선을 받고 싶었다.
Q.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는지?
학교 선생님들로부터는 당연히 고운 시선을 받지 못했다. 가족들도 내가 좀 더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쪽이었고 처음부터 지지해준 것은 아니다. 중학교 3학년 겨울까지 어느 정도 최고 레벨을 찍어보라고 했고, 못하면 고등학교부터는 공부를 좀 하라고 하셨다. 최고 레벨을 달성해서 그때부터는 가족들도 나를 믿고 밀어주었다.
Q. 형이 있어서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나?
태어났을 때부터 그런 부담은 덜 느끼는 편이었다. 형이 많이 이기고 큰 무대에 서는 걸 볼수록 더 멋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도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이 벌고 더 성공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았다.
Q. 1등을 못 할까 봐 걱정하진 않았나?
어느 분야에서나 정점에 서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버지께서 어릴 때부터 최고가 되라고 가르쳐오셨다. 그래서 나도 시작할 때부터 최고만을 꿈꿨고 지금도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이렇게까지 연습해 봤다면?
연습생 때는 먹고 자는 시간 빼고 하루 종일 연습했었다. 16시간 정도? 그리고 주전 경쟁에 들어가면서 테디 선수의 장비를 따라 해본다거나 플레이 방식이나 스타일을 분석하고 메모하면서 흡수하려고 했었다.
Q. 대학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서 자신감이 줄어든다. 나중엔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될 까봐 무섭다. 그런 순간은 없었나?
프로 연습생이 되고 긴 시간 동안 데뷔를 못 했다. 그때 내가 많이 부족한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최고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그게 망가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아니, 난 최고가 맞고 주변 상황이 도와주지 않을 뿐 언젠가 최고가 될 거다"라고 생각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자기가 최고가 될 줄 알았을까? 나도 그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Q.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부담은?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는 직업이라서 부담이 있다. 실수했을 때 사람들이 주는 나쁜 피드백을 받으면 속상할 때도 있다. 그럴수록 자기 객관화를 잘하고 내면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그날 좀 실수했다고 해서 "얘는 못한다, 못하는 선수다"라는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난 여전히 잘한다, 한 번 실수한 것뿐이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Q. 초심을 잃지 않는 비결은?
나 자신을 아직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처음부터 상혁이 형을 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고 그게 동기부여가 된다. 최고가 되더라도 계속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면 이 일 자체를 즐기면서 하는 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월즈 결승에서 멘탈 관리는 어떻게?
그 당시엔 모든 팀원이 오늘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같은 멤버로 3년을 함께 했고, 3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성공만 한 게 아니고 실패도 많이 했고 배운 것도 많았다. 위기에서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멘탈을 잡았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
Q. 서머 시즌의 부진에서 벗어난 비결은?
슬럼프는 말 그대로 잠깐일 뿐이다. 우리는 언제나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월즈에 갔을 땐 또 새로운 시작이니까. "우리는 우승할 수 있는 로스터다." 모든 팀원이 그렇게 믿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Q. 의견 충돌은 없는지?
사람 마음은 둘만 있어도 안 맞는다는데 롤은 다섯 명이 한마음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맞추기 어렵다. 팀원들도 성격이 다 달라서 따로따로 노는 면이 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피드백하고 의견을 맞추면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모두가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기 때문인 것 같다. 결국 다른 곳에서 출발하고 다른 길로 가더라도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가니까 하나로 모일 수 있다.
Q. 앞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처음부터 페이커 선수를 따라잡으려고 시작했다. 상혁이 형을 따라잡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프로게이머 말고 인간 이민형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다. 은퇴하면 행복한 가정 꾸려서 잘 살고 싶다.
Q. 내년에는 페이커와 같은 팀으로 뛰는지?
음, 올해에는 많은 리그에 나갔는데 우승을 많이 못 한 것 같다. 내년에는 최소 2개 이상의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잘 해보겠다.
Q. 10년 후의 나에게 영상편지?
안녕하세요. 10년 후면 서른넷인가요? 그때에도 계속 프로게이머를 하고 계시는가요? 행복한 가정은 꾸리셨을까요?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고 어떤 배움을 얻었는지 궁금하네요. 더 많이 많이 배워서 멋진 어른이 되어있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강연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처음에 초청받았을 때 내가 무슨 강연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대학에 처음 올 나이가 딱 스무살이더라. 이렇게 보니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그래서 내 동생들한테 조언한다는 마음으로 왔다.
우승해도 세상이 크게 바뀌진 않더라. 내년에도 똑같이 경기해야 하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또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 결국 하던 대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여러분도 나랑 똑같이 나아가고 있을 거다. 이때 목표를 딱 정해두고 가다 보면 금방 지칠 거다. 어쩌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회의감이나 슬픔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정을 즐기는 인생을 살라'는 말씀드리고 싶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갤러리
Copyright ⓒ 시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