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경영학박사 = Covid(코비드) 과정에서 경제활동 위축을 방지하고자 각 국가 중앙은행과 정부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통화량을 크게 늘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편 결과 통화량 증가로 인해 필수적으로 올 수밖에 없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3여 년 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은 Fed(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2020년 3월 15일 0∼0.25%에서 2023년 7월 26일 5.25∼5.50%까지 인상한 후 2024년 9월 18일 0.50%p를 인하하는 pivot(피벗정책)으로 기준금리가 4.75∼5.00%로 되기 전까지 1년 2개월 동안 높은 금리 수준을 지속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20년 5월 28일 0.50%에서 2023년 1월 13일 3.50%까지 인상한 후 2024년 10월 11일 0.25%p를 인하하는 피벗 정책으로 기준금리가 3.25%로 되기 전까지 1년 10개월 동안 고금리를 유지했다.
pivot(피벗)의 뜻은 농구 경기 등 스포츠에서 발을 축으로 회전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지만, 경제에서는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과열로 인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경기둔화 조짐이 보이면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통화완화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피벗의 사례이다.
피벗은 중앙은행의 정책변경 의도를 국민에게 명확히 전달해 금융시장과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여야 하고, 정책변화가 일관성을 유지해야 시장참여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피벗정책은 시장금리, 주가, 인플레이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실업률, 환율, 부동산 가격 등 경제지표를 통해서 국민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책변화 감지신호를 보내서 시장참여자의 기대를 조정하고 투자전략에 영향을 준다.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 금리는 2022년 1월 3일 1.86%에서 9월 26일 4.55%까지 상승했지만, 2023년은 최저금리 3.11%(2월 3일)와 최고금리 4.11%(10월 4일) 사이에서 등락했다. 2024년은 최고금리는 5월 2일 3.51%로 낮아졌고 최저금리는 10월 2일 2.78%로 떨어져서 피벗정책 영향을 채권시장에 선반영하고 있으며, 채권을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투자자는 채권가격 상승효과를 보았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상승하므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정책을 지속하면 채권 보유자는 Capital Gain(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고, 신규채권 매입금리는 계속 낮아져서 Income Gain(이자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에 피벗 실행 시기가 채권시장에서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다. 시중은행들도 피벗 정책을 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하기 때문에 신규예금 가입자들은 이전과 비교해서 낮은 금리를 얻게 되므로 예금 가입 시기를 빠르게 해야 한다.
한국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대형종목들의 글로벌 경쟁력과 수익성 전망 등 다른 요인들의 영향이 더 많이 작용해서 KOSPI 지수가 2,600p 전후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미국경제가 신규고용자수와 경제성장률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물가상승률이 안정되고 있다고 분석됨에 따라 DOW 주가지수가 연초(1월 2일) 37,715p에서 지속 상승해 10월 18일 43,276p를 기록하면서 10월달에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기업 내부요인과 대내외 경제요인 등 매우 다양하다. 매출액과 순이익, 자본구조, 투자 전망과 기술, 고객 관계 등 기업의 실적과 경쟁우위가 주가 상승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피벗 정책에 의해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는다. 시장금리 하락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투자를 확대하고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면 금리 인하 정책은 주식시장에 호재다.
국가 간 금리 차이는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높은 국가로 자금이 흘러가므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는 자본이 유입돼 화폐가치가 올라가고 금리가 낮은 국가는 자본이 유출돼 화폐가치가 떨어진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금리가 본격적으로 인상되기 시작한 2021년 1월 4일 1082.10원에서 한국과 미국 간에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2022년 9월 28일 1439.90원까지 상승해 원화 약세가 됐다. 이후에 2023년은 최저 1220.30원(2월 2일)과 최고 1363.50원(10월 4일) 사이에서 등락했고, 2024년은 최저 1300.40원(1월 2일)과 최고 1394.50원(4월 16일) 사이에서 움직이는 고환율 추이를 보이고 있다.
원화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쌀 이외의 농산물 및 산업용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높은 환율은 수입 가격을 올려서 물가상승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고 기업의 생산비도 상승하게 만들어 대외경쟁력 약화를 초래해서 수출과 경제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환율이 너무 높으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정책을 천천히 할 수 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시장은 거래금액이 크기 때문에 매매할 때 부동산 금융에 의존한다.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부동산 수요가 증가하므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피벗을 실행할 때 부동산 가격 상승 여파도 고려해서 결정한다. 금리 인하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방하기 위해서 정부는 대출이 꼭 필요한 실 수요자에게만 대출해 주는 대출 규제 제도를 세밀하게 준비해서 실시하므로 부동산을 투자목적으로 구입할 때는 자금 여력을 고려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피벗을 실행하는 것은 경제안정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변화를 의미하고 여러 분야에서 국민 생활에 영향을 주므로 시장참여자들은 피벗 의도를 파악하고 경제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투자전략과 경제활동을 영위해야 한다.
글 :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경영학박사)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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