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고려아연이 최근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카드로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 2주 만이다.
고려아연은 13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이 안건을 논의하고, 회원 의견을 수렴한 끝에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고려아연 측은 전날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상증자를 긴급하게 결정해 시장 상황, 변화 등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다”며 “추진 당시에는 충분히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유상증자는 발행주식의 약 20%에 해당하는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발행하겠다는 내용으로, 기존 주주들에겐 지분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었다. 최 회장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의 지분율을 떨어뜨려 경영권 방어를 꾀하고자 했으나,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를 요구하며 제동을 건 것이 이번 철회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철회로 경영권 분쟁의 구도가 다시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영풍과 MBK 연합은 약 39.8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 회장 측은 약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표 대결이 임박한 임시 주총에서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방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주주와 투자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 회장은 “주주에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분기 배당을 도입할 것”이라며 “배당 기준일 이전에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과 함께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유상증자와 관련해선 “독립적이고 다양한 주주 기반을 강화하고자 했던 의도였으나, 절박한 상황 속에서 기존 주주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회장은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고려아연의 운명을 결정해 줄 주체는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들”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참여와 지지를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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