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 건보 특혜 논란에 방어 나선 심평원, "특혜 의혹 사실 아니야"

김국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실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뉴스락]

[뉴스락]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장인이 운영하는 자생한방병원(이사장 신준식)에 대한 청파전 건강보험 특혜 의혹이 지난달 7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제기된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안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

청파전은 하르파고피툼근(천수근)을 주성분으로 하는 요추추간판탈출증 등 근골격계 질환에 처방하는 첩약으로, 대부분의 제조·처방을 자생한방병원이 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자생 계열 한방병원과 한의원 21곳이 하르파고피툼근으로 건강보험 7355건을 청구했는데 전체 7382건 중 99.6%에 해당하고, 이를 통해 지급된 한약재비가 총 3억7770만원으로 전체 금액(3억7899만원)의 99.7%를 차지해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국희 심평원 약제관리실 실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청파전이 포함된 청구건수가 시범사업이 시작된 4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5700건으로 전체 기준처방 청구건수 약 26만 건의 2.16% 불과하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르파고피툼근을 타 한약재와 혼합한 기준처방의 청구금액도 2억8000만원 수준으로 전체 한약재비 청구금액인 약 113억원의 2.5% 규모라고 설명했다.

심평원의 골자는 자생한방병원이 챙긴 이득이 적다는 것.

다만,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해당하는 질병은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 ▲알레르기비염 ▲요추추간판탈줄증 ▲기능성소화불량 6개이고, 하르파고피툼근은 요추추간판탈줄증에만 처방되는 약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심평원이 제시한 수치가 시범사업에 해당하는 타 질병에 처방하는 약제를 포함하면서, 하르파고피툼근의 처방 횟수와 액수를 희석시키고자 한 의도가 내포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여전히 나온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하르파고피툼근 청구 건수 및 청구액 현황. 국회방송 갈무리 [뉴스락]

당초 의혹의 시발점은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이원모 전 비서관과 연결되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신준식 이사장, 강준구 심평원 원장과 그의 자녀 사이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심과 함께 자생한방병원이 유일하게 제조·처방하는 '청파전'이 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면서다.

하르파고피툼근은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특허를 가지고 있다.

김 실장은 "한약재 추가와 관련해서는 복지부 요청에 의해 관련 협회에서 회신한 5개 한약재를 대상으로 검토했고, 하르파고피툼근은 식약처에 고시된 대한약전외한약 규격집인 공정서에 수록돼 있어 올 3월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2단계 시범사업 한약재 목록표에 포함된 것"이라며 "한약재 목록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한편 복지부 요청에 의해 5개 한약재를 검토한 관련 협회는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