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반도 정세 역시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도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출범시키며 당 차원의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엄청난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물가와 에너지 분야에 고통을 겪어왔다.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에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 "살상 무기 지원 운운하는 것은 정말로 상황을 오판하는 것이다. 절대로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한국의 무기와 병력을 지원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폴란드 기자의 질문에 "대원칙으로서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나갈 수 있다"며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어 "보호무역, 관세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파고에 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리, 물가, 환율. 소위 삼고(高) 공포가 덮치고 있다"며 "정교한 맞춤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이어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미국산 에너지 가격 하락 전망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한미간의 에너지 협력을 검토해야 한다"며 "팬데믹을 대비한 바이오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에 고심하는 미국과의 통신 협력, 인공지능 산업 분야에서의 표준화 협력, 그리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K-컬처를 중심으로 세계 문화를 선도해온 미국과의 문화 협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상 다섯 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경제안보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민주당은 국회에서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는 이 대표와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원로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현 정부의 이 편향 외교, 이념, 가치에 중점을 둔 외교로 우리 외교의 지평이 매우 축소되고 있다"며 "복잡한 대외적 환경에 대한민국 정부나 또 대한민국 경제 주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길을 좀 열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가 한 번 겪어봤다.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당시) 한 4년 겪어봤는데 참 뭐랄까 통상적인 언어로는 잘 안 되는 그런 분이신데 그래도 뒤끝은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표는 트럼프 당선자의 임기 후반기인 2018∼2020년 여당이었던 민주당 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이 잘 타결돼야 한미 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할 텐데 지금 정부가 과연 이걸 잘 할지 그게 걱정스럽고, 실제로 그걸 할 만한 멤버나 전략이 있는지, 자세가 되어있는지 이런게 걱정스럽다"며 "지금까지 하는 것을 보면 실용외교라기보다는 이념적으로 해오는 것을 본인들이 자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여당이 아니기 떄문에 실제로 관여할 수는 없는데, 공공외교 차원에서라도 미국하고 많이 접촉해서 우리 국민들 의견 많이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외교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먹고사는 문제에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야당이긴 하지만 집권을 대비한 준비라고 생각하고서, 당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정세현 전 장관도 "저는 이 모임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권 인수를 위한 준비 모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자국 중심성이라는 분명한 방향성만 갖추면 혼란한 국제 정세에서 국가 안보를 튼튼히 지켜내고 남북관계도 평화적으로 관리해서 국민들이 전쟁 공포 없이 살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석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한반도에서 평화를 위해 북미대화를 시작했고,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튼 주인공 중 하나였다"며 "그런 점에서 한반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단 것 자체가 우리에겐 기회의 요인일 수 있단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어려운 도전적 과제를 극복하고 기회 요인들을 국익으로 만들어가는 상황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에 요구하고 압박을 가하지만, 그 상태로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국회가 나설 수 잇는 데까지 나서야 한다. 절대 다수인 민주당이 한반도의 기회 요인을 활용하고 극복하고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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