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로 돌아온 케텔 마르테(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처음으로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마르테는 13일(한국시간) MLB 사무국이 발표한 2024 루이빌 슬러거 실버 슬러거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마르테는 2024 정규시즌 1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36홈런·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합계) 0.932를 기록했다. 홈런은 4위, 타율은 6위, 타점은 10위였다.
1번 타자로 58경기, 2번 타자로 63경기에 나설 만큼 득점 기회를 만드는 임무를 주로 수행했지만, 홈런포를 앞세워 95타점이나 기록한 게 주목된다. MLB닷컴은 "지난 몇 년 동안 과소평가된 슬러거 중 한 명이었던 마르테가, 올 시즌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며 마침내 개인 첫 실버슬리거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마르테는 2017년 이적한 애리조나에서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2018~2019시즌 같은 지구(NL 서부)에서 자주 상대해 국내 야구팬에도 익숙한 선수다.
마르테는 마른 체형 탓에 '수비형 2루수'로 보인다. 하지만 2018시즌 14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드러냈고, 2019시즌에는 무려 32홈런을 기록하며 '거포 내야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축소 진행된 2020시즌 2홈런, 이듬해는 부상 탓에 90경기 밖에 뛰지 못해 2019시즌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14홈런을 기록했다.
137경기에 출전한 2022시즌에도 12홈런에 그치며 장타력이 감소된 모습을 보였던 마르테는 2023시즌 다시 25홈런을 치며 반등했고, 올 시즌은 홈런과 타점 커리어하이까지 해냈다. 한 번 떨어진 장타력을 회복하거나, 더 좋은 능력을 보여주는 건 이례적이다.
마르테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와 함께 NL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올랐다. 그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친 마르셀 오즈나(39개·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카일 슈와버(38개·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지명타자다. 마르테는 2루수로 92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NL MVP는 지명타자지만 MLB 최초 50(54홈런)-50(59도루)를 달성한 오타니가 수상할 가능성이 크다. 2위 싸움이다. 마르테는 린도어(타율 0.273·33홈런·91타점)보다 클래식 스탯에선 우위에 있지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은 팬그래프닷컴 기준으로 6.5를 기록, 7.8인 린도어에 밀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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