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총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찬성 의견은 꺼낼 수도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습니다.
지난 2024년 11월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덕여대 재학생 A씨가 "시위 반대 의견은 말도 못 꺼낸다"며 현재 학교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에브리타임(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학 나쁘지 않다'고 글 올리면 바로 '남미새(남자에 미친 사람을 조롱하는 표현)' 취급받고, 거의 쌍욕 비슷하게 조롱 댓글 우르르 달리면서 글 내리라고 협박받는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오늘 수업 들으러 갔다가 중간에 학생들이 들어와서 수업하지 말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교수랑 우리를 강의실에서 내쫓았다"며 "수업 들으러 강의실 들어가면 사진 촬영해서 커뮤니티에 박제한다고 협박도 하더라. 나 건물 들어가려고 하는 것도 손목 잡고 밀치고 무력으로 제지당했다"고 토로했습니다.
A씨는 "재학생은 이런 무력시위 찬성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반대 의견은 아예 내지도 못하게 눈치 주고 무시해 버리니까 그런 거다"라며 "그냥 거의 북한급이다. 이성이 안 통한다"고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동기들은 다 페미 성향이 심해서 (이들에게 공학 찬성) 말도 못 꺼낸다"며 "과만 보고 여기 오게 된 건데 이번 일로 정떨어져서 (타학교) 편입 준비하려고 한다. 여대 분위기가 이런지 정말 몰랐고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입시도 지치고 공학 때의 분위기가 너무 그립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그는 동덕여대 재학생임을 인증하기 위해 전자학생증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동덕여대 학생들은 최근 대학 측의 남녀공학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전면 거부하는 등 거센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동덕여대 내·외부 벽이나 바닥에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공학 반대 문구가 적혀있으며, 본관 앞에는 항의의 표시로 수백개의 '과잠(학교 점퍼)'이 놓여있습니다. 아울러 약학관 옆에는 동덕여대 설립자인 조동식 선생의 동상은 페인트, 달걀 등으로 훼손된 상태입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이유, 반대 이유
동덕여대 측에 따르면 지난 11월 5일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각 단과대학 교수들의 논의를 거쳐 검토된 발전방안 내용 가운데 공학전환 사안이 포함됐습니다. 다만 남녀공학 전환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측이 공학 전환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짐에 따라 대학 경쟁력 강화를 고민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여성 교육'이라는 설립 이념을 내세운 학교가 그간의 역사를 스스로 망치려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직 노동 시장에 여성 차별이 있고 여성 혐오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터놓고 연구할 안전한 공간으로서 여대가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학계에서도 여대가 젠더 이슈와 소수자 인권 문제 등을 연구하는 학문적 역할을 하고 있고, 차별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논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 엑스(옛 트위터)에는 동덕여대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작성자 B씨는 "이딴 시위 하지 말라"며 욕설과 함께 흉기 사진을 올렸고, 서울 동작경찰서는 관련 신고를 접수해 IP 추적을 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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