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식품업계가 내수 침체 속에서도 해외 사업 호조로 부진을 만회하며 3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해외 시장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업계는 주로 북미 지역에 국한된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판로를 다각화하며 고수익 창출 전략을 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매출액 4조6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0.4% 소폭 증가한 2764억원이다. 식품사업 부문의 경우 영업익 1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했다. 해외 시장 성장 속 내수 소비 부진과 원가 부담 영향으로 국내 식품사업(매출 1조5690억원)에서 차질을 빚었다.
다만 해외식품사업(매출 1조4031억원)은 K-푸드 신영토 확장 성과를 거뒀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매출이 40% 증가하며 성장했다. 오세아니아 매출도 24% 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비비고 만두의 대형마트 체인 판매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북미에서는 주력 제품인 비비고 만두와 피자 중심으로 매출이 8%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비비고 만두’의 매출 성장률은 33%로, 같은 기간 미국 전체 만두 시장(대형마트 등 B2C 기준)의 성장률(15%)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증권가는 이달과 다음달 매출은 3분기 전년 대비 역성장에서 벗어나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공식품 부문은 K-푸드 지속적 인기로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대선 후 관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식품 부문은 만두, 피자 등 주력 제품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식품 주력제품 경쟁 심화에도 M/S(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소바바’ 등 브랜드 판매 품목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유럽과 호주 메인 스트림 채널 진입 및 입점 카테고리 확대, 기내식 진출로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4분기에 다양한 글로벌 콘텐츠들과 협업 등을 통해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이는 한편 ‘K-푸드 신영토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라면업계도 수출 효과로 선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시장 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 3분기 매출 추정액은 4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863억원으로 98.6%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삼양식품은 일본·중국·미국·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는 지난 7월 네덜란드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공략에 힘쏟고 있다. ‘불닭’ 브랜드의 유럽 수출액은 지난해 1230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유럽 수출액은 103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에서 올해 상반기 20%로 크게 늘었다.
농심은 올 3분기 매출액 8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4.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도 해외 시장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국 2공장 신규 라인을 가동하며 북미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또 월마트 매대를 확대하며 북미 시장 점유율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오는 2026년 상반기를 목표로 부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생산역량 확보에도 발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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