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학내 정치활동을 불허한 것에 항의하던 대학생 단체가 지난 9일 경찰에 연행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 규탄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3일 부경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부경대에서 벌어진 집회의 자유 침해와 불법체포 감금 행위를 적극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부경대는 정치 목적의 행사에 대해서는 시설물 사용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학칙 규정을 근거로 청년들이 적법하게 신고하고 평화적으로 진행하려는 집회를 방해했다"면서 "하지만 학교 측이 내세운 그 학칙의 규정이란 무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미 인권침해로 판단하며 개정과 삭제를 권고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그 어느 곳보다도 다양성과 개방성, 그리고 기본적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는 공간인 대학교 내에서 이런 행위가 자행된 것은 묵과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만행"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이 학생을 연행해간 것과 관련해서는 "수백명의 경찰력을 동원하여 불과 8명의 학생을 에워싸고 연행한 것으로, 그마저도 불법체포의 소지가 드러나자 3시간여만에 서둘러 석방해주는 용두사미의 촌극"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한국 사회의 인권적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논평 자료를 내고 "부경대는 국립대학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고 대학은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고 건전한 지성인을 키워내는 곳"이라면서 "부경대가 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오후 11시 20분께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학교 총장실 앞에서 2박 3일 농성을 하던 대학생 단체 회원 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가 4시간 만에 풀렸다.
경찰은 당시 연행되지 않은 학생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에 대해 퇴거불응이나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부산대학생 행동' 소속으로 대통령 퇴진 관련 투표시설을 철거하라는 요청을 학교 측으로부터 받자 농성을 벌였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부경대 사건과 관련 "일반 112 사건에 준해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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