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김호중, 징역 2년 6개월 선고···1심 “죄책감 있나 의문”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법원이 음주 뺑소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해당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혐의를 받는 소속사 전 대표와 본부장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범인도피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사고를 은폐한 혐의로 김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겐 징역 2년, 본부장 전 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사고 이후 김 씨는 수사를 대비해 허구의 대화 내용을 남기고 맥주를 구매하는 등 전반적인 태도에 비추어 성인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을 하다 피해자의 택시를 충격해 인적, 물적 손해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데서 나아가 장 씨로 하여금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함으로써 수사에 혼선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며 “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 어려운 변명하며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피고인들 중 가장 연장자이자 소속사 대표로서 그릇된 방식으로 김호중의 범행 은폐에 급급했다”며 “전 씨와 장 씨는 이 씨 지시에 따라 범인도피 또는 증거인멸 범행에 나아갔다고 보여 죄책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씨를 포함한 피고인들이 뒤늦게나마 범행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600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등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맞은편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이후 김 씨는 매니저 장 씨에게 허위 자수를 하게 한 후 17시간이 지나 경찰에 출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소속사가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직적 사법 방해 행위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점을 고려해달라”며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어 입증이 어렵다고 보고 음주운전에 대한 혐의는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