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향하는 수험생들 응원 문구 보고 "할머니 생각나 뭉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꽃길만 걷자, 우리 손주 파이팅"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예비 소집일인 13일 부산 수영구 동여고 교문 앞 담벼락에 알록달록 곱게 색칠한 수험생 응원 문구가 붙었다.
수험표를 받은 학생들은 응원 문구 앞을 지나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이 응원 문구는 동여고 바로 앞에 위치한 다온요양병원 어르신들이 만든 것이다.
다온요양병원은 2017년부터 어르신 건강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손주 같은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수능 응원 문구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하루 종일 실내에서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은 창밖으로 가끔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본다"며 "몸이 불편해 직접 수험생을 응원하러 못가 안타까워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매년 수능을 앞두고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주름진 손으로 알록달록 색연필을 들고 응원 문구를 만든다.
다소 서툴지만, 손주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응원 문구를 만드신다고 요양병원 프로그램 담당자는 설명했다.
동여고 수험생 이모양은 "응원 문구를 보고 친할머니 생각이 나서 마음이 뭉클했다"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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