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아르헨티나 축구 1부 리그 경기에 유튜버가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는 일이 벌어지자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사태 파악에 나섰고, 자국 축구계에서는 '수치스럽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12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유튜버이자 트위치 스트리머 스프린(Spreen·본명 이반 부아헤루크)이 선발 출전한 1부 리그 데포르티보 리에스트라와 벨레스의 경기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 사안이 축구협회 윤리 강령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현지시간으로 11일 열린 두 팀의 경기에 유튜버 스프린이 데포르티보 리에스트라 유니폼을 입고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경기 시작 약 2분 만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스프린은 구독자가 775만명에 이르는 현지 유명 유튜버로 리에스트라의 스폰서인 한 에너지 음료 업체의 광고 모델이기도 하다.
리에스트라 구단은 홍보 차원의 일회성 이벤트였다는 입장이다.
스프린을 선발로 내보낸 리에스트라 크리스티안 파비아니 감독은 "누구에게도 무례하게 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며 "우리 구단은 홍보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오래 전 계약한 내용이었다. 아마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 상대 팀 감독에게 스프린의 출전 소식을 얘기하자 웃어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대 팀 공격수인 브라이안 로메로는 경기 뒤 "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끝까지 열심히 노력하는 어린 선수들'을 언급한 로메로는 "이건 옳지 않다. 축구는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또 시도해야 한다"며 "축구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전국의 수많은 유소년 선수의 꿈과 노력을 짓밟는 일"이라고 꼬집었고, 현지 방송사 Tyc 스포츠 해설진 역시 "완전한 수치"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다.
아르헨티나 에스투디안테스 데 라플라타 구단 회장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뛰고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도 "축구와 축구선수에 대한 존중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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