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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의 연임 도전 승인에는 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라는 타이틀이 크게 작용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는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통해 이 회장의 3선 연임 도전을 승인했다. 이날 공정위원들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이 회장 연임안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사전 심사 격인 공정위 소위원회에 이어 전체 회의까지 통과하며 3선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승인이 떨어졌으나 논란은 더 가열되고 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체육회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 사적 사용 등의 이유로 이 회장 등을 수사 의뢰했다.
그러자 문체부는 11일 밤 이 회장에게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역대 체육회장 초유의 직무 정지 사태였다. 이에 이 회장은 다음날 서울행정법원에 문체부의 직무 정지 처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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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회장의 연임 도전은 승인됐다. 공정위가 자체 마련한 평가지표에서 ‘IOC 위원’ 타이틀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공정위 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50대50 비율로 구성한다.
정량 평가는 국제기구 임원 진출(10점), 재정 기여도(10점), 및 단체 운영 건전성(10점) 등 공통 지표(50점)로 나뉘어 있다. 위원들이 자체 평가하는 정성 평가는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 및 가능성(20점) △종목·지역 체육 발전 비전 제시(10점) △재임 기간 중 공헌(10점) △임원으로서의 윤리성, 청렴도 제고 방안(10점) 등이 있다.
IOC 현직 위원인 이 회장은 정량 평가의 국제기구 임원 진출과 정성 평가의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 및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 및 가능성의 배점은 무려 20점이나 된다.
다만 이 회장의 IOC 위원 타이틀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1955년 1월 3일생인 이 회장은 내년 IOC 위원의 정년(70세)을 맞는다. 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내년 12월 31일까지다.
물론 IOC는 총회 투표를 통해 정년에 이른 위원 중 최대 5명에 한해 최대 4년간 임기를 연장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정년 연장은 올림픽 개최를 앞둔 나라의 IOC 위원이거나 올림픽 정신 실현을 위해 특별히 이바지한 위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이 회장의 해당 여부는 불분명하다.
또 2019년부터 체육회 스포츠공정위를 이끌어온 김병철 위원장은 과거 2017년부터 2년간 이 회장의 특별보좌역을 지냈다. 이 회장이 임명한 사람이 연임 승인 심사를 한다는 비판이 거셌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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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역시 이런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체육회에 스포츠공정위 구성과 운영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미 스포츠공정위 구성 절차가 시작됐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승인 심사 여부가 공식 발표 없이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되는 것에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체육회는 통상적으로 개별 통보를 해왔다며 “밀실 행정이 아니라 공정성을 위해 언론에도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체부는 이 회장의 연임 도전이 승인된 뒤 “더는 대한체육회에 공정성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적,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라며 “불공정한 체육회에 상응하는 행·재정적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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