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당국발 풍선효과’ 제2금융권, 아쉬운 속내

[기획] ‘당국발 풍선효과’ 제2금융권, 아쉬운 속내

더리브스 2024-11-13 10:01: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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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제2금융권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예견됐던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이에 당국이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나 영업적으로 제2금융권은 내심 아쉬운 반응이다. 1금융권에 비해 대출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란 측면에서다. 


증가세 꺾인 은행권 가계대출…규제 효과 덕 


금융위원회가 지난 11월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9000억원으로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총 6조6000억원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줄어든 반면 전체 대출규모는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앞서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압박에 금리인상과 대출제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도입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 등에 따라 전월(4조원) 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1조5000억원에 그쳤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기업공개(IPO) 청약 수요 등 영향으로 증가 전환했으며 정책성 대출의 증가액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세부 현황을 보면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3조6000억원으로 은행자체 대출액이 1조5000억원, 디딤돌·버팀목 대출이 3조4000억원 증가했으며 보금자리론 등은 1조3000억원 줄었다. 앞선 9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약 6조1000억원이다.


제2금융권, 풍선효과로 대출 증가 전환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제2금융권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은행권 가계대출은 총 44조7000억원이 증가한 반면 제2금융권은 10조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기준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3000억원 감소) 대비 급증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9월 7000억원이었던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달 1조9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과 여전사 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상호금융업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000억원으로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에 따라 이탈된 대출수요를 흡수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당국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 빗장을 걸면서 차주의 수요가 상호금융기관으로 넘어간 셈이다.

여전업권 대출 증가액은 9000억원으로 카드론, 저축은행업권과 같이 신용대출 위주로 늘었다. 보험업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나 긴급 생활자금 성격의 보험계약 대출 위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 리스크 관리 주문…2금융권 “은행권 대비 현저히 적어”


가계대출이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자 금융위는 제2금융권에도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권별 증가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조치 수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도 봤다.

금융위 권대영 사무처장은 “최근 보험계약대출이나 카드론 등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와 관련된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가계대출을 확고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되 그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2금융권 현장은 당국의 우려 수준은 아니며 풍선효과라고 평가하기에는 은행권과 비교해 대출 금액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저축은행의 주 대출고객은 저신용자와 취약차주다”라며 “엄밀히 말하면 현재 정부의 가계부채와는 별개의 문제다”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 보면 현 부동산 대출 문제와는 맞닿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건전성 관리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시스템을 잘 정비하고 관리할 것”이라며 “중저신용의 신용평가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저축은행 회사별로 정책 성향은 다를 수 있지만 심사를 보수적으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호금융기관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기존에 은행들에서 나갔던 잔금이나 중도금대출 대환 비중이 크고 신규로는 분양 주택에 대한 잔금대출이 많을 것”이라며 “은행이 막히면서 다른 대안을 찾아 상호금융권으로 올 수밖에 없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안으로 제2금융권에 온 걸 과다경쟁이라고 하는데 대환대출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당국에서 우려하는 전체 가계대출 파이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라며 “갭투자나 다주택자의 주택구입 목적 등 당국의 염려는 당연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해야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제2금융권은 지난 2개월 (가계대출 규모가)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비교하면 은행들이 수십억, 수십조원을 버는 거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이미 (은행권에서) 영업할 건 다하고 제2금융권이 엄청난 것처럼 얘기하니까 현장에선 조금 억울하고 답답한 건 있다”라고 말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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