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민경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송연화 감독이 여성 감독으로서 스릴러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소감을 밝혔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는 촘촘한 스토리만큼이나 치밀한 연출로 호평을 얻었다. 부녀의 멀어진 마음의 거리만큼 길게 배치한 식탁, 방 안에 숨겨진 게 많을 것만 같은 기나긴 복도까지. 장소와 구조, 소품 하나하나가 스토리의 장치로 사용되며 한 장면도 허투루 볼 수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특히 대칭 구도가 두드러지는 독특한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역시나 감독으로서 주안점을 둔 부분이라고. 이에 대해 송 감독은 "스토리 자체가 아빠와 딸처럼 대칭에 놓인 관계가 많다고 느꼈다. 아빠와 딸은 비슷한데도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그려졌고, 주변 인물들도 비슷하지만 다른 지점이라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대칭의 관계를 잘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가 사망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연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송 감독은 "실제로 보는 것보다는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게 훨씬 공포감이 크게 든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무서운 걸 찍기에는 나도 무섭기도 하고(웃음). 그래서 조금씩 피해가면서 찍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의 부분의 문제보다도, (캐릭터가 사망하는 신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만 시청자들이 상상할 수 있으면 되지 않나 싶다"며 직접적인 장면을 화면에 싣지 않은 덧붙였다.
지상파에서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 것에 대해서는 "작품 자체가 어두운 성향이 있지 않냐. 그럼에도 (MBC에서)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지지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친자'는 여성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라는 점이 흔치 않았기에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여성 감독들의 활약에 또 하나의 물꼬를 튼 당사자로서 의미가 남달랐을 터.
이에 대해 송 감독은 "훌륭한 여성 감독 선배님들이 워낙 길을 잘 닦아주시면서 여성 연출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더 많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분명히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내부 조연출도 여성이 전보다 많아졌다. 장르에 대한 선호도는 성별과 상관이 없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많이 오픈된 것 같다"며 좋은 변화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송 감독은 스릴러 장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스릴러에 대해 '아름다운 스릴러'라고 정의내린 그는 "제가 잘 구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릴러 안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있었으면 했다. 미학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스릴러를 계속해서 연출하고 싶다는 그는 "주변에서는 다른 장르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많이 하는데, 아직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사진=MBC, 송연화 감독, 엑스포츠뉴스 DB
([엑's 인터뷰③]에 이어)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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