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이혜숙 혜전대 총장 “‘야생화’처럼 강한 생명력 있어…‘하이브 사업’ 경험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

[파워인터뷰] 이혜숙 혜전대 총장 “‘야생화’처럼 강한 생명력 있어…‘하이브 사업’ 경험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

한국대학신문 2024-11-13 07:00:00 신고

3줄요약
이혜숙 총장은 “우리 대학은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으로 구성된 공유대학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라며 “대학을 이끄는 데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혜숙 총장은 “우리 대학은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으로 구성된 공유대학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라며 “대학을 이끄는 데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건강한 토양에서 생기있는 풀잎이 자라듯, 탄탄한 대학과 교육에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이혜숙 혜전대 총장은 취임 후 3년 동안 정성스럽게 가꾼 혜전대라는 토양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혜전대는 이혜숙 총장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을 실현하며 비옥한 토양으로 거듭났다.

이 총장은 혜전대 발전을 위해 지역 사회에서 40여 년 동안 쌓아온 인연을 대학 운영에 적극 활용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사람’과 ‘인연’의 소중함을 재차 강조했다. 총장이 되기 전 맺어온 인연들이 총장이 된 후에도 이어져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 총장은 “지역 사회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게 도움이 많이 됐다. 혜전대 졸업 후 계속 홍성에서 살고 있는 제자들도 큰 힘이 됐다. 내부 교수 출신 총장인 만큼 구성원들 간의 협력도 잘 이뤄졌다”며 “교직원들이 우리 대학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며 똘똘 뭉쳤다. 구성원들이 지금의 혜전대가 ‘최고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지난 1982년 개교와 함께 혜전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혜전대 학생생활연구소장, 기획실장, 교수학습지원센터장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후 이른바 ‘엄마 리더십’으로 학생, 교수, 직원들을 이끌었다. 혜전대 역사를 함께 걸어오며 학교가 곧 ‘집’, 구성원들이 곧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서리가 내리는 시기인 상강(霜降)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방문한 혜전대 캠퍼스에는 학생들로 활기가 넘쳤다. 학령인구 급감과 청년인구 유출 등 전문대학가에는 추운 겨울이 온 지 오래다. 여기에 내년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도입을 앞두고 전문대학 소외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하지만 이 총장을 비롯한 혜전대 구성원들은 이 같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 총장은 “대학을 둘러싼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하이브)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으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이 ‘라이즈’ 취지와 부합하는 만큼 걱정보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 총장은 “개인적으로 화초를 좋아한다. 특히 야생화를 좋아한다. 야생화는 연약해 보이지만 척박한 땅에서도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잘 견디고 굳건하게 자라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우리 혜전대는 야생화와 같다.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하게 성장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혜숙 총장이 취임 후 이뤄 온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총장은 최근 외국인 유학생 면접을 위해 직접 몽골에 다녀왔다고 전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혜숙 총장이 취임 후 이뤄 온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총장은 최근 외국인 유학생 면접을 위해 직접 몽골에 다녀왔다고 전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취임 후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항상 바쁘지만 즐겁게 지내고 있다. 오는 2025년부터 변화가 있는 교육부 사업을 준비하며 혜전대의 지역·글로벌화를 위해 하이브 사업을 기반으로 거버넌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유학생 모집을 위해 베트남, 몽골 등에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현지에 방문해 유학생 면접도 본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 대학의 유학생 수가 어학원·본과를 합쳐 1000명에 이른다.”

- 취임한 지 1년이 됐을 때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현재는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이다. 취임한 직후와 현재의 모습을 봤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
“대학 체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최근 대학의 대내외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이브 사업을 시작으로 라이즈로 전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글로컬대학, 대학 규제 혁신, 고등교육법 개정 등 교육계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혜전대도 변화와 혁신이 없으면 생존하지 못한다는 각오 아래에 대학 체계를 바꿔 나가고 있다. 먼저 하이브 사업을 기반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나아가 유학생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평생지업교육체계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발판삼아 혜전대는 지역의 강소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으로의 변화를 시작한 것이 총장 취임 후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 그동안의 성과를 꼽는다면. 
“3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가장 큰 성과는 2022년 충남에서 유일하게 하이브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하이브 사업을 기반으로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2023년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에 전국 전문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선정돼 현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유의미한 성과 중 하나다. 우리 대학의 특성화 분야 중 하나인 조리·제빵분야에서 주목할만한 대내외 수상실적을 거둔 점, 제과제빵과가 세계 올림픽에서 최근 2회에 걸쳐 금메달 4개·은메달 1개를 수상한 점, 보건계열학과들의 국가고시 100% 합격(임상병리과 3년 연속 100%, 치기공과 2년 연속 100%), 기관평가인증 5년 획득, 간호인증 5년 획득, 재정건전대학 선정 등이 총장 취임 후 이뤄낸 결과들이다. 이러한 성과들은 혜전대가 지역의 강소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 대학을 운영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혜전대는 2021년부터 유학생을 모집했다. 많은 분의 도움으로 국제교육원 어학원생 수와 본교 재학생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생겼다. 먼저 다양한 종교를 믿는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학생 식당 메뉴를 새로 만들어야 했고, 기도 공간도 마련해야 했다. 또한 유학생 수가 늘어난 만큼 주차 공간 확보도 필요했다. 유학생 전문 지원인력도 충원해야 했다. 유학생 전문 지원인력은 수업 참여도가 저조한 학생들을 집중 관리하는 데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학과 교원과 교무처 직원들이 힘을 합쳐 매주 철저하게 유학생 출결을 관리했다. 문제 학생들은 맞춤형 상담·지도로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금 우리 대학 캠퍼스에는 한국 학생, 유학생, 성인학습자가 섞여 있다. 그 모습을 보며 혜전대가 글로벌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느끼고 있다.”

- 라이즈 전환 과정에서 혜전대만의 지자체 협력 전략이 있는지. 
“현재 제가 라이즈 추진 충남 6개 전문대학 대표 총장을 맡고 있다. 충남에서는 대학 24개교가 라이즈에 참여한다. 내년 라이즈 전환을 앞두고 충남라이즈센터와 소통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충남은 지역정주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취업보장형 계약학과 운영’ ‘유학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혜전대는 2024년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1000여 명의 유학생을 유치해 교육하고 있다. 충남형 라이즈의 운영 방향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충남 라이즈센터와 협력해 지역 정주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라이즈를 바탕으로 미래형 농축산(스마트팜) 푸드테크 인력을 양성하는 하이브 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충남 서북부지역의 보건인력 양성을 담당할 수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더불어 이번에 충남도청과 체결한 ‘충남 스마트 청년농업인 양성·유입 지원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스마트 농축산인 양성을 위한 공유대학도 추진하고 있다.”

이혜숙 총장이 그리고 있는 ‘스마트팜’ 테마의 전문대학 공유대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혜숙 총장이 그리고 있는 ‘스마트팜’ 테마의 전문대학 공유대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어떤 형태의 공유대학인가.
“우리 대학은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으로 구성된 공유대학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충남 라이즈 계획에서 ‘충남형’ 대학혁신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하나의 단위과제로 있는데, 그 안에 공유대학 테마가 포함돼 있다. 충남에서는 청년 인구를 어떻게 정주시킬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유입된 인구가 지역에 뿌리 내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스마트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홍성은 농축산이 특화된 곳인데, 스마트팜으로 생산력을 높여서 수익을 창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남은 임기 동안 혜전대 발전을 위해 꼭 실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이브 사업을 시작으로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있다. 홍성군에는 혜전대 졸업생들이 많은 곳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원장·교사, 홍성의료원을 포함한 여러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치위생사, 치기공사, 언어치료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과 중소기업, 농협, 축협, 단체, 협회의 대표·자영업자로 지역 곳곳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들과 협력해 대학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다. 개교 이후부터 계속 교수로 재직하다 보니, 제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며 홍성군에 정주하고 있다. 이들과 아주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강점을 혜전대와 홍성군을 위해 활용하고 싶다. 전국의 많은 사람이 유기농산물과 맛있는 육가공 식품을 먹기 위해 홍성군에 찾아오고 귀농까지도 고려하도록 홍성군과 대학이 협력할 계획이다. 홍성군이 가진 전국 유일의 유기농업 특구와 축산의 메카란 장점을 부각해서 이러한 미래를 만들고 싶다.”

- 혜전대에서 여학생 생활관장, 상담실장, 학생생활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학생들과 가깝게 지낸 모습이 인상 깊다. 이러한 경험이 총장직을 수행할 때 어떤 도움이 됐는지.
“40년가량 혜전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제자들 가운데 상당 수가 홍성과 인근에 정주하며 살고 있다. 몇몇은 총장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모두 같이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친구이자 동료이기도 하다. 지금도 제자들이 자유롭게 잊지 않고 찾아와준다. 함께 여행도 가고 학과별로 모이기도 한다. 요즘같이 대학이 어려운 시기에 졸업생들이 자신의 자녀와 후배들을 우리 혜전대에 입학시켜 입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손자와 손녀를 혜전대 부속유치원에 입학시키기도 하며 많은 힘과 도움을 주고 있다. 학교를 위해 발전기금을 내주는 졸업생, 어린 후배 졸업생들을 자신의 회사에 취업시키는 사람, 정책적으로 대학과 지역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사람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제자, 졸업생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졸업생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혜전대의 복이라고 생각하며, 지역대학의 장점이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언제나 교직원과 함께하며 열정과 헌신을 다한 편안한 동료 교수로 기억되고 싶다. 진정한 리더는 앞에서 이끌면서도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사람이다. 필요하다면 구성원에게 쓴 소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화초에 물을 주듯 교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과 이혜숙 총장(왼쪽)이 인터뷰를 마친 뒤 캠퍼스를 거닐며 혜전대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과 이혜숙 총장(왼쪽)이 인터뷰를 마친 뒤 캠퍼스를 거닐며 혜전대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이혜숙 총장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 혜전대 개교와 함께 교양대학 교수로 부임해 학생생활연구소장, 기획실장, 교수학습지원센터장, 법인 감사를 지냈다. 지난 2021년 9월 혜전대 제12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 밖에도 돈암어문학회 부회장, 충청남도 대학 및 지역균형인재육성지원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정리="주지영" 기자 사진="한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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