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지름이 46㎜인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46시리즈)’ 채택이 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한 46시리즈 공급을 늘리거나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은 46시리즈 탑재를 결정했거나 추진중이다. 테슬라는 최근 4680(지름 46mm, 높이 80mm) 배터리를 장착한 사이버트럭을 출시했고 BMW는 2025년에 출시할 전기차에 46시리즈를 장착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도 사용을 검토하고 있거나 채택하기로 결정하는 등 트렌드가 46시리즈로 굳어가는 모습이다.
46시리즈 인기의 배경으로는 배터리 높이를 80㎜에서 120㎜까지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어 전기차 제조사들이 모델에 맞춰 배터리 사양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꼽힌다. 또 기존의 다른 배터리 규격보다 큰 크기와 용량을 갖고 있어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 셀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비용과 시간 면에서 생산성이 향상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Y의 경우 기존 원통형 2170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필요한 셀 수가 대폭 줄어들어 배터리관리시스템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무엇보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되고 밀도와 출력도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안전성 또한 46시리즈 채택 배경으로 꼽힌다. 원통형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셀의 크기가 작아 발생할 수 있는 불의 크기도 작고, 내부 공간이 여유로워 열이 잘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46시리즈 시장에서 가장 활약하고 있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리비안과 46시리즈 공급계약을 맺는 등 46시리즈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비안에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중 ‘4695(지름 46mm, 높이 95mm) 배터리’를 5년간 총 67GWh(기가와트시) 공급한다. 이 배터리는 리비안이 새롭게 출시할 전기 SUV R2에 우선 탑재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도 46시리즈 공급이 예상되는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차세대 제품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가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 성과를 내며 제품과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전방에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차세대 46파이 배터리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46파이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지름 21㎜·높이 70㎜)보다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개선된 제품으로 이를 통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신규고객 확보에 따라 계획보다 1년 정도 빠른 2025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OEM과도 프로젝트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6파이 배터리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기존 파트너인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을 후보로 꼽고 있다.
SK온도 올해 초 46시리즈 개발을 공식화하고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SK온 측은 올해 초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다양한 고객 요구 사항을 대응하기 위해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연구진을 중심으로 46계열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양산시기와 제품 형태 등은 시장 니즈와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온의 46시리즈 양산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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