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는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 814개사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7%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3.6% 늘어난 영향으로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9%로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한경협은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을 수출기업, 50% 미만인 기업을 내수기업으로 정의했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을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으로 나누었을 때 수출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으나, 내수부문이 -2.4% 감소하여 전체 매출액의 감소(-1.9%)를 주도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제조업(-1.1%) 순이었다.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소매업의 감소는 소비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내수기업과 달리 수출기업 매출은 2024년 상반기 13.6% 반등했으나 전년도 매출액 감소(-7.3%)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특히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9%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착시효과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상반기 7.4%로 개선됐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매출원가+판관비) 비중은 2023년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특히 내수기업은 올해 들어 매출액은 1.9%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에도 코로나 이후 전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이자비용증가율 2022년 47.5%→ 2023년 52.9%), 올해 상반기 전체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의 '취약기업' 비중은 2020년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이 비중은 2021년 33.8%였으나 금리 상승기인 2021년8월~올해 10월을 거치며 지속 증가해 2023년부터는 취약기업이 10곳 중 4곳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8.3%)하면서 경제전반의 성장동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 전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맞은 2020년에도 플러스(16.9%)를 기록한 바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이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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