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토막살인’ 군 장교, 피해자와 내연 관계…“죽일 마음 있었다”

‘북한강 토막살인’ 군 장교, 피해자와 내연 관계…“죽일 마음 있었다”

이데일리 2024-11-12 21:01: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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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피해자와 연인관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A씨(38)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A(38)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피해 여성 B씨(33)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A씨와 달리 B씨는 미혼이었다”며 “피의자는 피해자와 수개월째 말다툼을 이어오면서 갈등을 빚자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당일 아침에도 출근하면서 차량 내에서 말다툼했고, 살해 시점인 15시쯤에도 차량 내에서 말다툼이 있었다”고 말했다.

10월 28일 자로 서울 송파구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은 A씨는 전근 전 마지막 근무일이었고, 임기제 군무원이었던 B씨는 10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B씨는 2023년 7월부터 A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올해 초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A(38)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B씨를 살해한 A씨는 ‘완전 범죄’를 계획했다. A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화천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4용지로 제작한 위조 번호판을 자신의 차량에 부착했다.

또 A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결근 처리를 부탁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가 검거된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 주차장 배수로에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6일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A(38)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된 가운데 교량 앞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후 B씨의 시신 발견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접한 A씨는 검거를 예감한 듯 체포에 순순히 응했다. A씨는 검거 이후부터 줄곧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하면서도 우발 범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포렌식을 통해 A씨가 범행 당일 아침 위조 차량번호판을 검색한 기록을 들이밀자 “검색 시점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시인했다.

더불어 경찰이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조사에 참여시켜 범죄 행동을 분석한 결과 사체 손괴와 은닉이 지능적으로 이뤄지고, 살해의 고의도 있는 등 계획범죄의 성향이 일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오는 13일 오전 강원경찰청 홈페이지에 A씨의 이름, 나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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