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올해 12월 말을 기점으로 카드업계 수장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드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실적을 만들어 내야 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에서 올해는 실적 성장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두 가지 숙제가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스경제는 카드사 CEO들의 성과를 되짚어 보고, 연임 가능성을 전망해 보고자한다. [편집자 주]
KB국민카드는 지난 2년 동안 이창권 대표 체제에서 본업인 카드사업은 물론, 간편결제 시장에서 KB페이(KB pay)가 입지를 다지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 역시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이 대표의 경우 올해 말이면 '2+1' 임기를 모두 채운 만큼,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장수 CEO로 등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도 분분한 상황이다.
1965년생인 이 대표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4년까지 KB국민카드 경영기획부장·전략기획부장·신사업부장·생활서비스부장를 역임했다. 이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 뒤 전략기획부 상무·전략총괄 전무·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22년 초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의 순익 성장이나 성장성만 놓고 본다면, 이 대표의 무난한 연임이 점치는 분위기다. 올 3분기 기준 KB국민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7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6% 증가한 데다 KB국민카드의 대표 신용카드 상품인 '위시(WE:SH) 카드' 시리즈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지난 8월 말 기준, 발급 100만장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간편결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자사의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를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KB페이의 올 7월 말 기준 활성 사용자 수(MAU)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취임 첫 해인 2022년 말과 비교하면 무려 213만명이 늘어난 규모이며, 카드업계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카드론 잔액이 사상 최대로 치솟은 가운데서도 금융지주 계열 4개 카드사 중 가장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표를 받았다는 점 역시 이 대표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본업에서의 내실 성장과 체질 개선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연체율(1개월 이상)은 1.29%로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신한카드 1.33%·하나카드 1.82%·우리카드 1.78%와 비교하면 최대 0.49%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판관비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4535억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4 371억원으로 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대표가 2+1이라는 임기를 모두 채웠다는 점은 그의 연임 가능성에 걸림돌로 보인다. 또한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본격적인 인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해 양 회장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김성현 KB증권 대표 외에 손해보험·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의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한 바 있다. 다만 전임자였던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사장도 자신의 성과를 인정받아 총 4년의 임기를 보냈다는 점은 이창권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9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구성하고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라이프, KB증권 등 6곳 자회사 대표에 대한 검증에 돌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해 보면 올해 인사 역시 이르면 11월 말 KB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계열사 대표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지주 계열사의 올해 성적이 대체로 좋았던 만큼, 계열사 대표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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