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가족 이름으로 尹 비방글 논란.. 친윤계 "진상 규명" 홍준표 "수사해야"

국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가족 이름으로 尹 비방글 논란.. 친윤계 "진상 규명" 홍준표 "수사해야"

폴리뉴스 2024-11-12 19:42:46 신고

한동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에서는 동명이인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친윤계 인사들은 수사 의뢰, 당무감사 등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는 것.

이번 논란이 작은 해프닝으로 끝날지 친윤계와 친한계간 감정 다툼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으나 계파 갈등을 키울 씨앗이 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 및 배우자·장인·장모 등 가족 이름으로 윤 대통령 비방 글

국힘 "허위 사실.. 동명이인이 작성"

최근 여권에서는 한 유튜버가 당원 게시판에 작성자로 '한동훈'을 검색하면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읽거나 쓸 수 있으며, 게시자의 이름은 익명 처리된다. 그런데 최근 전산 오류로 인해 작성자명 전체를 검색하면 해당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 대표뿐만 아니라 한 대표의 배우자, 모친, 장인, 장모 등의 이름을 작성자명으로 검색하자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확인됐다는 게 이번에 친윤계가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지난 6일 "어제 당원 게시판 관련 한 유튜버의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므로 법적 대응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는 당원 중 한 대표와 동명이인은 8명이며, 한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게시글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장예찬 "한 대표의 온 가족 드루킹 의혹,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상규명"

홍준표 "증거 인멸할 생각하지 말고 수사 의뢰해야"

하지만 친윤계를 중심으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12일 페이스북에 "한 대표의 온 가족 드루킹 의혹,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여당 대표와 가족들이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 비난을 지속적으로 올렸다면 국민적 망신"이라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특이한 이름의 온 가족이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며 "하루가 멀다고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던 해당 당원들이 의혹이 제기된 11월 5일부터 짜맞춘 것처럼 글을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라고 짚었다.

이어 "모두가 동명이인이라면 누구 하나라도 그 사실을 밝히거나 글을 계속 썼을 것"이라며 "결국 한동훈 대표의 가족들이 연루됐다는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비겁하게 회피하며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한동훈 대표는 온 가족 동명이인라는 로또 맞을 확률이 발생한 것이라면 오해를 풀 수 있게 제대로 해명하고 명예를 회복하시라. 그럴 수 없다면 가족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께 사과하시라"라고 요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 대표 가족 이름으로 수백개가 게시됐다면 당은 즉시 수사 의뢰해 사안의 진상을 규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쉬쉬하며 그냥 넘어갈 일이더냐"며 "당무감사가 아니라 즉시 수사 의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증거 인멸할 생각하지 말고, 모용이라면 모용자를 색출해 처벌하고 사실이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 사무총장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고 했다.

김재원·김민전·김미애 "당무감사 필요"

다른 친윤계 인사들도 당무감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 대표는 아직 글을 쓸 권한이 없다. 이런 논란이 될 정도로 당원 게시판이 더럽혀지고 있다는 건 우리 당의 관리 문제"라며 "표현의 자유가 아니고 명백한 해당 행위다. 당무감사위원회 윤리위원회를 통해 축출해달라"고 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12일 '정치시그널' 라디오에서 "무엇이 잘못돼서 그렇게 된 것인지 감사가 필요하다"며 "주민번호 몇 자리만 보여줘도 한 대표가 아니라고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빨리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당원 게시판의 문제에 대해 당무감사를 얘기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좀 더 밝힐 필요가 있다"고 당 대응을 촉구했다.

김미애 의원도 11일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당원 게시판에 대한 당무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지난 주말 동안 '당 게시판 운영' 관련하여, 여러 당원들로부터 원성을 들었다"며 "이를 외면하는 건 비겁한 처사라 생각되어 당 차원의 감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의견을 드린다"고 썼다.

한편, 이번 논란은 최근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는 가운데 불거졌다. 한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었으나 이번 일로 당내 친윤계와 친한계간 계파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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