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끊임없이 승리를 위해, 목표를 향해 노력하겠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황선홍 대전 하나 시티즌 감독이 부임 당시 팬들 앞에서 내걸었던 약속을 지켰다.
2023시즌 K리그1 승격 후 12개 팀 중 8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대전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목표가 무색하게 팀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K리그1 16라운드까지 단 3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민성 전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대전의 선택은 황선홍 감독이었다. 선임 당시 대전 팬을 비롯해 많은 축구 팬의 우려를 샀다. 내림세를 그린 황 감독의 성적 탓이었다. 황 감독은 2016시즌 FC서울을 이끌고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탔다. 2021년 9월 15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4 AFC U-23 아시안컵에 나섰으나 인도네시아와 8강전 연장 혈투 끝 2-2 무승부에 이어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한국은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지도자로서 재기가 어려워 보였던 황 감독은 놀랍게도 대전의 감독직을 맡았다. 지난 2020년 하나은행이 대전 시티즌을 인수한 후 기업구단으로 재탄생한 첫 해 지휘봉을 잡은 이후 4년 만이었다. 당시 K리그2(2부)에 머물던 대전을 K리그1로 승격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황 감독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후 약 한 달가량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고, 대전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황 감독은 대전의 잔류를 이끌었다.
17라운드부터 대전을 이끈 황 감독은 22경기서 8승 7무 7패를 기록해 승점 31을 쓸어 담았다. 특히 19라운드부터 24라운드까지 6경기서 2무 4패로 부진할 때도 있었지만, 25라운드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33라운드까지 9경기서 4승 3무 2패로 반등했다. 특히 파이널B(7~12위) 돌입 후에는 직전 2연패를 뒤집고 4경기서 3승 1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열린 3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서 2-1 승리를 거두며 9위(승점 45)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인천전 종료 후, 경기장은 ‘황선홍’을 외치는 대전 팬들의 외침으로 가득했다. 의구심을 보내던 대전 팬들의 외침이었기에 황 감독에겐 더욱 특별했을 외침이었다. 황 감독은 큰 절로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잔류를 이끈 황 감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금도 끝이 아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하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내 스스로 놓지 않고, 도전해 나가는 모습이 황선홍”이라며 다음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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