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트럼프 2기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의 만남도 주목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이미 트럼프 당선인과 두 차례 만난 적 있는 만큼 앞으로 한미 양국의 경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1991년 롯데상사가 처음 미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호텔을 통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만 놓고 보면 호텔 사업이 확장 추세다. L7호텔은 올해 'L7 시카고 바이 롯데'를 오픈했으며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시에 'L7 인디애나'(가칭)도 선보인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8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특히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의 경우 2015년부터 미국 대통령 뉴욕 출장 시 주로 이용하는 호텔로, 당시 트럼프도 유엔 정기 총회 등에 참석 시 해당 호텔을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호텔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 5월 당시 8억 500만 달러(약 9370억 원)에 뉴욕 더팰리스호텔을 인수했으며 트럼프는 "탁월한 투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2019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면담한 인물이다. 당시 롯데케미칼이 3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석유화학공장을 설립한 데 따른 감사 인사 자리였다.
이날 백악관 전략기획 부보좌관은 트럼프 축사를 전하며 "한국기업이 미국의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며 한국의 승리이자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롯데 신동빈 회장 일행이 백악관을 방문한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며 "한국과 같은 훌륭한 파트너는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6월 방한한 트럼프는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국내 5대 총수를 비롯한 정용진 당시 신세계그룹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등과 회동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 공장을 비롯해 뉴욕과 시카고 등 호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제 막 선거가 끝난 데다 (트럼프)행정부 출범 전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상황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정용진 회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트럼프 주니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왔음"이라며 인연을 공개했다. 이어 정 회장은 "10년 전에 어느 언론사 행사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적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차원의 공식 일정은 아니지만 남다른 인맥으로, 계열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타진한 만큼 신세계 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 전략과 맞물려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18년 미국 법인 'PKRH(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미국 사업에 나섰다. 2018년 미국 현지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이듬해에 '뉴시즌스마켓'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굿푸드홀딩스는 산하에 5개 배너(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보유 매장은 ▲브리스톨 팜스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 ▲뉴 시즌스 마켓 ▲뉴 리프 커뮤니티 마켓 등 총 55개다.
이와 함께 미국법인은 오레곤 공장도 소유하고 있는데, 가정간편식(HMR) 등 냉동냉장 가공식품을 제조한다.
'PK' 브랜드로 육개장, 소불고기, 불닭치킨 등 연간 200만팩 가량 생산 중이다. 미국 내 트레이더조, 코스트코, 크로거 등에 납품하고 있다.
CJ그룹 수장들의 행보도 관심사다. 신 회장과 정 회장 등 한경연 회동 당시 함께 참석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유일하게 그룹 차원으로 식품·유통 부문에 대(對)미 투자 계획과 공장 설립 등 '통 큰 투자'를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비비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매출은 4조 원대로 성장했다.
CJ푸드빌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2018년 최초로 흑자 전환 후 해외 매출 중 50%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사업 전체 총괄법인인 CJ Foodville USA, Inc.를 중심으로 산하 TLJ AMERICA LLC와 Tous Les Jours International Corp.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에 약 9만㎡ 규모의 신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작업이 한창으로 늦어도 2025년 연말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CJ그룹 관계자는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자격으로 회동한 것으로, 아직 미국 관련 특별한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그동안에도 미국에서 왕성한 사업을 펼쳐왔다"며 "트럼프 2기 시대에 한미 경제 가교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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