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발공사 자료 확보 이어 강원도청 관련 부서 전격 압수수색
최문순 지사 등 전 집행부에 '업무상 배임' 적용 가능 여부가 핵심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박영서 기자 = 춘천 레고랜드를 둘러싼 송사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검찰이 12일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관련 사건들이 한 번에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문순 전 강원지사를 비롯한 공직자들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며, 인정 여부에 따라 기타 관련 사건들도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지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강원도청 감사위원회, 투자유치과, 문화유산과 등 3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압수수색은 업무상 배임죄 등으로 고발당한 최문순 전 지사와 관련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지사는 2018년 강원중도개발공사(GJC·당시 엘엘개발)가 영국 멀린사에 800억원을 지원하도록 지시함으로써 GJC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강원도의 임대수익이 30.8%에서 3%로 줄어든 사실과 2014년 도의회 의결을 얻지 않고 채무보증 규모를 210억원에서 2천50억원으로 늘리는 과정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 레고랜드 사업 부지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도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최근 GJC를 대상으로도 관련 자료들을 임의로 제출받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그동안 결론 내지 못했던 숱한 고발·진정 사건들을 한데 묶어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는 사업을 추진한 지 무려 11년 만인 2022년 5월 개장했으나 레고랜드 조성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민단체 등의 고발과 진정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개장 이후인 2022년 가을 레고랜드발 국내 자금시장 경색 사태로 일컬어지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때에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한 온갖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거나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국민의힘 박기영(춘천3) 강원도의원은 2022년 11월 10일 최문순 전 강원지사를 업무상 배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혐의로 강원경찰청에 고발했다.
불과 하루 전 '혈세낭비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이하 범대위)도 강원경찰에 최 전 지사를 비롯해 고위 공무원 3명과 송상익 당시 GJC 사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 직무유기, 권한남용, 지방재정법 위반, 부동산등기법 위반 의혹을 조사해달라며 진정서를 냈다.
이밖에 한 보수단체도 2022년 11월 대검찰청에 레고랜드와 관련한 진정 사건을 내면서 사건이 담당 검찰청인 춘천지검으로 이송된 바 있다.
박기영 도의원이 고발한 사건과 범대위가 진정을 낸 사건을 합쳐서 수사하던 강원경찰은 지난해 1월 최 전 지사를 불러 조사를 벌였고, 이미 비슷한 내용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검찰은 경찰에 사건 송치를 요구해 기록을 모두 넘겨받았다.
여기에 레고랜드가 자리한 중도 일대의 유적지 보존을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들까지 합치면 검찰은 10건 안팎의 레고랜드 관련 사건을 갖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결국 사건의 핵심은 최 전 지사를 비롯한 공직자들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가 인정되는지다. 이 결과에 따라 레고랜드를 둘러싼 다른 사건들의 처분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최 전 지사는 레고랜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도민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며 "숱한 의혹을 남긴 사업체 관련자와 당시 사업을 총괄했던 공직자 전원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죄를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이 사업의 파트너이자 각종 특혜 수혜 당사자였던 멀린사를 대상으로도 강제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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