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 9월 말 출범한 국가 인공지능위원회에서 제외됐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위원장을 맡아 미국·중국을 잇는 'AI 3대 강국(G3)' 비전을 밝혔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민간 부문 65조원 투자 등 4대 프로젝트를 추진해 AI 대전환을 꿈꾼다.
위원회 실무를 관장할 염재호 부위원장(현 태재대학교 총장)을 필두로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원과 주요 부처의 장관급 정부위원 10명,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간사) 및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 45명으로 꾸려졌다.
민간위원은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을 포함해 ▲고진 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등이 있다.
국내 AI업계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총출동했지만 네이버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AI R&D, AI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등 4개 영역에 민간 대규모 투자를 오는 2027년까지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투자액만 65조원을 외친 정부가 국내 AI 데이터 선두주자인 네이버를 제치고 카카오 정신아 대표만 위촉한 것이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로 가기 위한 예비 조직 'AI전략최고위협의회'(최고협의회)에선 상황이 달랐다. 당시 과기정통부가 주축이었던 최고협의회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염재호 총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고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요 관계부처 실장급 공무원과 AI 분야를 대표하는 민간 위원 23인이 힘을 보탰다.
산업계에서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등이 민간위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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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협의체서 활동하던 최수연, 인공지능위원회에선 사라져… 하정우 센터장, 정치권 미운털 박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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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관계자는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등 AI에 필수적인 분야에서 네이버의 위치는 국내 기업 중 독보적"이라며 "카카오가 들어갔는데 네이버가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정부가 AI를 국책과제로 이행하는 데 있어 네이버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이버는 최 대표 취임 이후 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R&D 비용으로 1조9926억원을 집행했는데 올해는 최소 2조원 넘게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표가 취임한 2022년부터 추산하면 6조원을 쏟아부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총 R&D 비용은 13조447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3년 동안 투자액이 절반에 육박한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11일 네이버 기술·비즈니스 방향성을 공유하는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네이버는 한 나라의 콘텐츠와 데이터를 책임지는 기업"이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사명감이 뿌리깊게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단(DAN) 24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는데 올해엔 이를 전사 서비스에 밀착시켜 성장성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AI를 전사의 명운을 건 사업으로 보는 만큼 국가인공지능위원회 탈락은 아쉬움을 남긴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바 있다.
하정우 센터장이 AI와 관련된 더불어민주당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등 야권과 친밀한 행보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까닭에 여권보다 상대적으로 긴밀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하정우 센터장이 AI 관련해 정부와 많이 접촉했는데 신뢰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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