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노스메드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KM-819 국내 임상 2상 이중맹검 해제에 따른 유효성 결과를 발표했다.
KM-819는 파킨슨병(PD)과 다계통위축증(MSA) 치료를 목표로 개발 중인 혁신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약물은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의 사멸에 관여하는 FAF1(Fas-Associated Factor1) 단백질의 과활성을 억제해 신경세포의 사멸을 방지하고, 자가포식(autophagy) 활성을 증가시켜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의 응집을 저해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
카이노스메드는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PD와 MSA를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현재 임상은 모두 일시 정지된 상태다. 미국 임상 2상은 파트1을 완료한 후 파트2를 준비하는 단계이고, 국내 임상 2상은 자진 철회한 상태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MSA를 적응증으로 한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후 임상을 진행하던 중 부작용이 발견돼 7개월 넘게 임상 중단이 이어지며 올 8월 임상을 자진 취하했다.
이어 "다만 KM-819는 자체 독성이 있는 게 아닌 면역 반응 촉발로 인한 타입3 감염으로 정리된다. 치료 가능하고 치료 결과 예후는 좋다"면서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 중에서도 투약 초반 일주일에 한 번씩 피검사를 하며 사용하는 약물이 있는데, 이유는 그것만큼 좋은 약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KM-819 효과에 대한 데이터도 발표했다.
FP-CIT PET 이미징 분석 결과 투약 개시 시점부터 약물투여후 9개월까지의 연간 병의 진행률은 위약을 사용한 대조군 대비 KM-819 치료군에서 마이너스이거나 제로에 가까운 경향성을 확인했다. 이는 약물 투여 후가 투여 전보다 도파민 세포의 감소가 현저히 낮추고 병의 진행이 느리게 될 수 있는 KM-819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거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또 FDG PET 이미징 분석 결과 9개월 약물 투약 후 위약군은 포도당 대사율이 감소 경향성을 보이지만, KM-819 치료군에서는 포도당 대사율이 감소하지 않고 투약 전과 유사한 것으로 볼 때, KM-819 치료 효과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분석된 KM-819 치료군 결과는 병의 진행을 지연 또는 정지시키는 것을 넘어 오히려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 이를 통해 환자의 운동기능 개선, 회복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회사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이 교수는 "KM-819는 MSA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동물실험 모델에서 입증됐고, 본 임상에서도 학계에 보고해도 될 만큼 효과가 있다는 강한 징후가 보였다"면서 "이 약이야말로 MSA에서 처음으로 효과가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획기적인 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36주 차까지 약물 투여를 완료한 환자의 수는 6명밖에 되지 않아 통계적 유의미성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치료 효과의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업설명회에서는 임상 2상 데이터 발표 이후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투자유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기섭 대표는 "이번 MSA 임상 데이터를 갖고 미국에서 투자 유치를 시도한 결과 데이터 의미 부여가 놀랍게도 작용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자본시장에서 파이프라인에 대한 욕구가 크고 자금력이 충분해 투자처가 몰려드는 것이 실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유명한 바이오텍 그룹을 포함한 미국 내 4~6곳 정도 되는 투자기관과 논의 첫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실사(due diligence)가 지난주 시작돼 구체적인 이름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미국 내에서 1티어에 해당하는 핵심 그룹이라고 언급했다.
카이노스메드는 내달 중 1500만(약 210억원)~2000만달러(약 280억원)를 먼저 투자받고 내년 5월까지 추가로 3000만달러(약 420억원)를 조달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투자 유치금은 내년 3월 IND 승인을 받고 국내와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는 데 쓸 계획이다.
카이노스메드는 현재 투자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6월 말 연결 기준 카이노스메드의 현금성 자산은 118억원에 불과한 상태로 이 대표는 이날 직접 회사가 현재 가진 자금이 70억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도 계속되고 있다. 회사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법차손이 계속되는 상태로 지난해 법차손은 152억원이었다. 자기자본(158억원) 대비 법차손 비율은 97%에 달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가 최근 3개 사업연도 간 2회 이상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데, 카이노스메드는 유예기간이 종료된 상태로 올해까지 투자받지 못하면 내년 관리종목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저나 미국 투자 담당자인 발로우(Carrolee Barlow) 박사는 특별한 걸림돌 없이 굉장히 잘 될 가능성이 높다(promising)고 생각한다"면서 "투자 기관과 재무적 조건 협상만 남았고 실사도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투자유치에 자신감을 보였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2020년 6월 26일 하나금융11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상장초기 시가총액은 640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파킨슨병과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였다.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인 'KM-023'이 중국 장수아이디(Jiangsu Aidea)에 기술이전 된 후 품목허가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시가총액은 올해 1500억원 밑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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