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에서 농심이 삼양식품에 밀리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지만 '연봉 1위' 자리는 농심이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삼양식품은 영업이익으로는 농심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양식품은 매출 4244억원, 영업이익 8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7%, 영업이익은 103.2% 증가했다. 농심의 경우 매출 8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 437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농심에 비해 삼양식품이 압도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라면업계 3위'였던 삼양식품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기준 업계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시가총액 격차도 커지는 추세다. 올해 5월 10일 기준 삼양식품 시가총액 2조4520억원을 달성하며 농심(시총 2조4483억원) 처음으로 넘어섰다. 12일 기준 삼양식품 시가총액은 약 4조1200억원으로 농심 시가총액(2조1300억원)과 2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 상태다.
삼양식품이 압도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은 해외사업이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2분기 해외 매출은 74.9% 증가한 3321억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겼고,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78%까지 확대됐다. 미국법인인 삼양아메리카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5% 늘었고, 최근 판매법인을 신규 설립한 유럽도 주요 수출지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실적과 시가총액에서 삼양식품에 밀리고 있는 농심이지만 오너경영인에겐 여전히 높은 보수를 주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상반기 급여는 7억8780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경우 올해 상반기 6억2601만8000원을 급여로 수령했다.
삼양식품의 전망 또한 밝다. 투자분석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양식품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8% 성장한 4284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신화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올해 '까르보불닭'이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 월마트, 코스트 등 주류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또 지난 7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하는 등 유럽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급격히 오른 환율도 호재다. 삼양식품은 해외 생산 공장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고환율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농심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 추정치는 8770억원으로 2.4% 늘지만 수익성에서 뒷걸음질 친 것이다.
농심의 부진은 북미 시장에서 주춤한 영향이 크다. 2022년 2분기 미국2공장을 가동하면서 이후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성장하다 보니 '역기저 효과'로 수치가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수 소비 침체와 원가 부담으로 다소 주춤한 성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삼양식품과 달리 농심의 해외 비중은 37% 수준이다.
농심은 북미 시장의 부진을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만회할 방침이다. 농심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 시장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유통업체 르클레르와 카르푸에 입점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삼양식품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5월 밀양 2공장 완공에 따른 해외 커버리지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다"며 "'불닭볶음면'의 구글 트렌드는 여전히 견조하고 압도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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