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소재 동덕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여학생들에게 던진 발언이 또 다른 논란을 부르고 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쯤 서울 종암경찰서는 소음, 재물손괴 신고를 받고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본관 건물에서 야구 배트와 소화기 등을 사용해 총장실 문을 부수려던 학생들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여러분 선생님 되시고 나중에 아기 낳고 육아해야 하고 이런 불법 행위는…"이라고 말했다.
발언을 들은 학생들은 경찰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명을 지르고 야유하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안 해", "네가 임신해"라고 외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경찰관의 발언은 성 고정관념을 담고 있는 것으로,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학생들의 비판을 샀다.
이와 관련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소화기를 가지고 문짝을 내리치고 부수려고 하고 있으니, 불법행위를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며 "앞으로 아이도 생기고 육아도 하실 분들이 그렇게 행동하시면 나중에 애들 교육 어떻게 하시려고 하냐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남성이 주도하는 시위를 해산시키면서 '여러분들 나중에 아빠 될 텐데'와 같은 발언을 하느냐", "여성은 출산하고 육아하는 대상일 뿐이라는 인식이 바탕이 된 성희롱성 발언"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경찰관이 발언하고 재학생들이 야유를 보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국민신문고'에는 문제의 경찰관을 경질하라는 내용의 민원도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덕여대 측은 공학 전환에 대해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나, 학생들은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항의의 의미로 학교 점퍼를 본관 앞에 벗어두고, 붉은색 스프레이로 학교 내·외부 벽이나 바닥에 반대 문구를 적는 등 저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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