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10월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NH투자증권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고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자유재량 매매(CD)' 방식으로 매수를 요청해 고려아연 지분 1.36%(28만2366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자유재량 매매 방식은 투자자의 매매 주문을 받은 증권사가 주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제한된 가격대에서 소량을 꾸준히 매매하는 것이다. 추세적인 매매로 이어지지 않고 거래 규모에도 한계를 갖는다.
이번 매입으로 MBK의 지분율은 기존 영풍 및 장형진 고문 일가와 합쳐 39.83%로 늘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우군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33.9%로 줄었다. 양 측의 격차는 6%포인트 가량으로 벌어지게됐다.
MBK의 지분매입은 사전공시제도 개정안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내부자의 주식거래에 대해 일반투자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장회사의 내부자인 임원 또는 주요주주(10% 이상 주식 보유 혹은 사실상 영향력 행사 기준)가 회사의 주식을 매수·매도하는 경우 30일 전에 미리 공시하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단 연기금과 펀드 등 집합투자기구와 은행, 금융투자회사 등 재무적 투자자들을 사전공시 의무자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MBK도 사전공시 의무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MBK가 영풍과 계약을 맺고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개정안의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금융당국의 제지를 받고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선 유상증자 계획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 측은 향후 장내 매수로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는데 사전공시 의무 대상자에 해당해 공시 후 30일 이후에나 매입이 가능하다. PEF를 상대로 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사전공시제도의 허점으로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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