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모두 비준 완료, 비준서 교환하면 발효…북한군 전투투입 본격화 예고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러시아를 위해 파병된 북한군의 본격적인 전투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조약을 비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월 19일 평양에서 체결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북러조약)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령으로 비준됐다"고 12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국가수반이 11일 정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는데, 국가수반은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한다.
북한 헌법(2023년 개정 헌법)에 따르면 조약 비준은 최고인민회의 권한이지만, '중요 조약'은 국무위원장이 단독으로 비준할 수 있다.
'국무위원장 정령' 표현은 북한 매체에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헌법에는 '국무위원장 명령'과 '국무위원회 정령'만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조약에 서명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인 노동신문에는 이날 김 위원장의 조약 비준 사실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서명 사실도 함께 실렸다. 양측의 밀착과 조약 이행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약은 북러가 비준서를 교환하는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러조약 비준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끝났고 비준서 교환은 형식적인 것"이라며 "비준서 교환은 대사관을 통해서 가능하고, 계기가 마련된다면 고위급 인사가 방문해 교환 행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6월 체결한 조약은 '한 나라가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각자의 국내법에 따라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4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러 양국이 모두 조약을 비준하면서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적군 약 5만명과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쿠르스크 지역에 약 1만1천명의 북한군이 배치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통일부는 북러가 미국 대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준 시기를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북이 조약 발효 후 조약과 북한의 파병을 공식적으로 연계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tree@yna.co.kr
"전쟁상태 처하면 즉각 군사원조"…김정은·푸틴 밀착 더 '끈끈'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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