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싱글 '심플(Simple)'로 데뷔한 엘리아스는 진솔한 음색을 담은 곡으로 팝 음악, 이지 리스닝 신의 신예로 떠오른 아티스트다. 그는 노르웨이 출신으로 프로 축구 리그에서 선수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유년 시절부터 노래 부르기를 즐겼고 6살 때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합창단에 들어가게 되며 그의 삶에서 노래는 빠질 수 없는 존재였을 것임이 분명하다. 11살에 우연히 브루노 마스, 아델 등 해외 팝 가수들의 노래를 접하며 합창단에서 나오고 직접 작곡을 시작했을 정도로 천재성이 뛰어났다고. 외모 뿐만 아니라 말투, 행동에서도 소년미가 다분한 그는 매우 소탈한 성격으로 보인다.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에 노르웨이의 잔잔하고 소탈한 일상을 전하는 사진과 브이로그도 꽤 자주 촬영해 업로드한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반려동물 말티푸 미오도 귀엽다. 왼쪽 팔에 새긴 높은 음자리표와 음표 모양의 타투가, 워낙 액세세리를 좋아해서 반지, 팔찌, 진주 목걸이부터 알록달록한 비즈 목걸이까지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pedereli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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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스의 노래는 이지 리스닝 장르를 표방하는 직관적 가사, 선명한 곡의 구조, 대중적 멜로디가 특징이다. 애절하지만 포근한 목소리, 간질거리는 미성과 경쾌한 멜로디, 눈물샘을 자극하는 공감 가는 가사로 라우브, 애드 시런, 숀 맨더스를 연상하게 한다. ‘심플(Simple)’은 연인이 있지만 친구에게 마음이 끌리게 된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타기를 표현한다. '러빙 유 걸'(Loving you girl) 등이 수록된 음반 '러브 앤 론리니스'(Love&loneliness)는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1억 6000만 회 넘게 스트리밍됐다. 발매하기만 하면 통화 연결음 1위를 차지하고, BTS 정국을 비롯해 다수의 아이돌과 배우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언급되는 건 그의 곡이 늘 사랑과 이별에 얽힌 속내와 감정을 솔직하되 낭만적으로 고백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편안한 곡의 멜로디는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을 만하다. 엘리아스가 이름을 국내에 알리게 된 노래는 단연 ‘Bonfire’다. 모닥불이라는 뜻의 곡은 그가 사랑해 마지 않는 인생의 한 순간을 묘사한다. 해가 지면 모닥불 앞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다. 따뜻한 불 앞에서 느낀 모든 감정이 음악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그의 설명. 엘리아스가 작업한 곡에는 순수함과 진솔함이 묻어난다.
엘리아스에게 자꾸만 마음이 가는 이유는 감미로우면서 센치한 느낌으로 귀를 사로잡는 노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을 두 번째 고향이라 말할 만큼 애정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친한 아티스트’인 점도 분명 한몫한다. 독특하게도 그는 원래부터 한국에 깊은 인연이 있던 것은 아니다. 팬데믹 기간인 2020년 경 지구 반대편에서 무한한 애정과 사랑을 주는 한국 팬들에게 감동해 한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진 순수한 감정이 자연스레 생겼다는 것. 그 애정은 자칫 엉뚱하(고 귀여운) 에피소드를 낳기도 한다. 2022년 〈전국노래자랑〉 ‘광주 남구’편에 갑자기 참가한 사건(?)이다.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페더 엘리아스가 〈전국노래자랑〉 측에 호기롭게 먼저 출연을 제안해 ‘특별 참가자’로 무대에 올랐다고. 꽤나 유창한(?) 한국어로 쿨의 노래 ‘아로하’를 부르며 "전국노래자랑 나오니 허벌나게 좋네요"라는 사투리로 웃음을 자아낸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팬데믹이 끝난 지금도 엘리아스는 다수의 국내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2년부터는 거의 1년에 한 번꼴로 한국을 찾는다. 수란과 함께 작업한 앨범 〈Darling〉을 시작으로, 2023년 부석순과 함께 부른 곡 ‘7시에 만나’ 역시 반응이 뜨거웠다. 올해 여름에는 배우 차은우와 듀엣 음원 ‘Hey Hello(헤이 헬로)’을 정식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팬이었던 차은우가 직접 그에게 DM을 보내 협업을 제안한 것이 알려져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거나 길거리를 다니며 팬들과 만나고,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에 찾아 가고, 한국 과자 먹방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참고로 엘리아스의 최애 픽은 마이구미 복숭아맛, 꼬북칩, 코코팜 청포도맛, 목캔디다. 내한할때마다 업로드되는 브이로그에서는 팬을 대하는 태도, 한국 문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 본업에 충실한 면모가 담겨 있어 괜히 미소짓게 만든다.
엘리아스의 따뜻한 마음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모두에게 전해져서였을까. 지난해 열린 첫 단독 내한 공연 반응이 굉장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호기심과 관심에 그친 ‘라이트한’ 팬심을 가진 이들로부터 그 공연을 다녀온 뒤 ‘찐 팬’이 되었다는 후기를 여럿 전해 들었다. 70분 공연이었지만 90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관객들과 호흡했던 그는 ‘Love in Seoul’ 공연을 통해 연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추워지는 계절, 엘리아스의 따뜻한 음색에 마음을 녹이고 그의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에 풍덩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공연은 11월 16일 저녁 7시, 단 한 번 열리니 예매를 망설이지 말 것.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대표곡은 ‘Bonfire’겠지만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좋은 곡이 많다. 그 중 세 곡을 골라보았다.
{ Home (2020) }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집에 가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지금 외롭다고, 집과 같은 안전하고 사랑이 가득한 곳을 원하지만 혼자 남겨졌다고 말하는 가사와 쓸쓸하지만 감성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 겨울과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자주 듣게 된다.
{ When I'm Still Getting Over You (2022) }
이미 헤어진 남녀가 서로를 잊지 못하는 스토리라인이 돋보이는 곡이다. 과거가 되어버린 상대, 열렬히 사랑했지만 완전히 뒤돌아버린 사이가 되어 버린 데에 대한 아쉬움을 노래하는 이별 노래. 엘리아스와 뉴질랜드 팝가수 페이지(Paige) 의 음색이 포개지는 허밍 부분을 따라 부르게 된달까.
{ Tell a Son (2022) }
본인의 자작곡으로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 과정을 겪은 이후, 두 집을 오가며 유년 시절을 보냈던 경험을 고백한 노래. “사랑은 때때로 우리를 힘들게 만들어요. “언제나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이죠 (Sometimes love make you hurt, Cause it don't always work out the way that you want)”라는 가사가 심금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