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집회 주최 측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처음 열린 집회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경찰이 '강경 진압', '기획 진압'을 했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1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의 '불법 집회' 주장에 대해 "경찰청장이 명백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청장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일부 참가자들이 신고 범위를 이탈해서 도로의 전 차로를 점거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상당 시간 지속이 되었고 경찰에서는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불법 행위를 제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경찰의 진압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그러나 경찰이 폭력을 유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집회장으로 향하는 행진 경로를 저희가 신고한 것과 다르게 경찰이 다른 방향으로 안내를 해서 행진 경로를 변경하게 됐다. 변경된 경로에서 집회 장소로 들어가는 것까지 경찰이 막고 싸움을 유발했던 것"이라며 "또 평화적으로 집회가 진행되는 중간에 제가 대회사를 하고 있는 연설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당시에 맨 앞쪽과 맨 뒤편에서 경찰들이 대회장으로 진입하면서 다툼이 커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불법행위를 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찰이 허용한 행진 경로를 막아서는 모습, 또 집회 진행 중인데 대오로 난입하는 모습이 명백한 강경 진압이고 이것은 의도된 폭력 유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이어 "정권 위기 때마다 우리는 이런 모습(경찰의 의도된 강경 진압)을 목격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 때도 퇴진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물대포를 사용해서 백남기 농민이 희생된 사례가 있다"며 "매번 정권의 지지 기반이 약해지고 국민적인 질타가 강해지면 그 반대급부를 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강경한 진압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에 가장 크게 처음 열렸던 집회이기 때문에 광장에서 터져 나오는 국민들의 분노한 목소리를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특히 "경찰이 집회에서 연행된 분들한테도 본인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보다도 오히려 '누가 시켰냐', '사전에 기획된 것이냐', 이런 것들을 캐물었다"고 전하며 "경찰이 폭력 유발과 강경 진압을 계기로 해서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완강하게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서 사법처리하고 입을 다물게 하려는 그런 의도를 명확히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 연행자 11명 중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검찰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경찰은 또 양 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노총 집행부 7명을 대상으로 '불법 집회 사전 기획'과 관련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은 앞으로도 '윤석열 퇴진'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저희는 윤석열 정부가 더 이상은 지속 가능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갈 예정"이라며 "더 많은 분들이 한국 사회를 바꾸어 왔던 광장에서 우리와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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