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싱글맘이 불법 사채업자들의 고금리 폭리와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그가 생전 남긴 유서의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월 전북 지역 한 펜션에서 30대 여성 A씨가 극단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A씨는 몇 개월간 불법 사채업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협박과 고금리 대출 상환 압박을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초 수십만 원을 빌렸으나 연이율이 수천 퍼센트에 달하는 고금리로 한 달도 채 안 돼 1000만 원 넘는 빚을 떠안았다. 이에 A씨는 다른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빚을 갚는 '돌려막기'를 시도했으나 부모를 찾아가 협박하고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등 사채업자 측의 불법 추심이 도를 넘자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등졌다.
사채업자 측은 이 과정에서 A씨 가족사진과 딸이 다니는 유치원, 집 주소까지 담긴 협박 문자를 하루에 A씨와 지인들에게 수백 통씩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는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A씨의 딸을 보러 가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A씨가 숨진 뒤에도 남은 유가족을 향한 사채업자 측의 협박과 연락은 계속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YTN은 12일 A씨가 생전 남긴 유서를 확보해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매체는 "유서에 담긴 마지막 호소가 불법 추심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족의 동의를 얻어 일부를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유서에는 A씨의 딸을 향한 애끓는 마음과 미안함이 담겨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유서에는 "내 똥강아지, 너로 인해 울고 웃었고, 사람이 됐다 생각했는데"라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보는 너의 얼굴이, 목소리가, 웃음이, 장난치는 짓궂음이 하나하나 모든 게 대못처럼 박힌다. 주말 동안 먹고 싶어 했던 빼빼로, 젤리 직접 전해줄 수 없어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 내 새끼"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험한 세상에 든든한 버팀목은 못 되어주고 큰 짐만 된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며 마지막까지 딸에게 사랑하며 미치도록 보고 싶다는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특히 A씨는 유서에서 세상을 향한 원망보다 철없는 선택을 해 미안하다는 말만 끊임없이 반복해 더욱 슬픔을 안겼다.
경찰은 현재 불법 사채와 추심 과정에서 숨진 A씨의 유서를 확보하고 가족들을 면담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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