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황선홍 감독을 선임한 대전하나시티즌의 선택은 신의 한수가 됐다.
대전은 10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파이널B 4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전은 11승 12무 14패(승점 45점)로 9위를 확정 지으며 잔류에 성공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환하게 웃었다. 황선홍 감독이 대전에 돌아왔을 때 시선은 곱지 않았다. 선수 시절 최고의 스타였던 황선홍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도자로서 역량도 인정을 받았다. FC서울에서도 우승을 이끌었는데 이후 내리막길을 탔다.
대전하나시티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첫 시즌인 2020년에 감독직을 맡았는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 이후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은 황선홍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며 부활의 날갯짓을 폈지만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로 인해 국민적 비판을 받았다. 대표팀을 떠난 황선홍 감독은 대전의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강등권에 위치했던 위기의 대전에 황선홍 감독이 오자 대전 팬들은 비판을 했고 축구계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황선홍 감독은 부임 기자회견 당시 “대전이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 감독으로 아쉬웠던 게 많다. 함께 하고 싶었던 팀이었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초대 감독으로서 넘기고 싶었다”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선 “충분히 어떤 의견이신지 잘 안다. 우려하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안다. 냉정히 말해서 굉장히 힘든 시즌이 될 거라고 알고 있다. 상황이 급하고 어렵지만 차분히 만들어 가겠다. 내가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다는 운동장에서 증명을 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 믿고 성원해주시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초반에 대전이 이전부터 유지한 3백을 그대로 이어왔으나 공격력, 경기력 모두 아쉬웠다. 결과도 기복이 있어 고민이 있었다. 빽빽한 일정 속 부상자는 속출했고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고민은 더 늘어났다. 황선홍 감독은 일단 버텼고 A매치 휴식기 등이 찾아오자 자신의 색깔을 입혔다. 4백으로 전환을 하고 강력한 전방 압박을 이식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이 오면서 스쿼드가 비대해진 상황에서 주장단을 교체하고 이창근, 오재석 등 베테랑들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었다. 나이가 중간대인 김문환, 김현욱 등도 세대 간 연결고리 역할을 잘했다. 형님들부터 중간 나이대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으면서 대전은 하위권 팀답지 않은 좋은 분위기가 유지됐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만큼이나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선수들도 관리를 하면서 대전이란 팀을 하나가 되도록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전술 색깔이 잡히고 분위기가 확실하게 형성이 되면서 대전은 무너지지 않은 팀이 됐다. 한 경기는 질 수 있어도 부진이 이어지지 않았고 끝내 반등을 하면서 최종 잔류까지 성공했다.
카리스마와 경험을 통해, 또 선수들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까지 내세운 황선홍 감독과 함께 했기에 얻은 결과였다. 대전은 황선홍 감독과 함께 동행하며 K리그1 강팀이 되고 추후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나갈 수 있는 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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