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버마 위안부
버마 전선의 위안부는 모두 조선 여인이었다. 1944년 8월 23일, 조선총독부는 '여자 정신대 근로령'을 공포하여 조선 소녀들을 강제로 징용하였다. 두 달 전에 여자 정신대 정보를 수집한 지밀원의 보고를 듣고 구정순 대방은 일제의 잔혹함에 치를 떨었다. 고이소 구니아키 총독은 9대 총독으로 곧 취임하는 아베 노부유키를 집무실로 초대 했다.
“선배님께서 조선 총독으로 오신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워낙 중요한 시기라 거절을 할 수 없었네. 자네는 내각총리대신으로 영전한다니 축하하네.”
아베는 1930년대 말 총리를 지낸 육군 대장 출신으로 고이소 총독에게는 대선배였 다.
“이 모든 게 선배님 추천 때문이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허허. 내가 뭐 한 게 있나? 자네의 출중한 능력 때문이지. 그래 무슨 급한 일이 있길래 나를 불렀나?”
“선배님! 전선이 확대되어 조선의 학생들까지 투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학 도 특별지원병 제도를 공포하여 징병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선에 나 가 있는 우리 일본군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조선 여자들을 위안부로 내보내기는 했는데 그 숫자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아베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스쳤다. 아베의 나이가 올해 68세로 자신이 투입되어야 할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아베 특유의 잔인함과 밀어 붙이는 저돌성이 필요한 순간이기도 하였다.
“위안부가 얼마나 필요한가?”
“우선 2만 명 정도는 조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 만만치 않겠는데. 국제적인 여론도 의식해야 하고… 현지에서 여자를 조달 하는 것이 제일 좋은데.”
“그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여자 정신대 근로령을 공포해서 합법적으로 헌병과 경찰에서 조선 여자 들을 끌어 모으고, 일본과 조선의 매춘업자들에게도 징발 권한을 주면 해결될 것 같은데 어찌 생각하나?”
“아! 그렇게 하면 위안부를 모으기가 한결 수월하겠습니다.”
마지막 조선 총독이 된 아베는 전쟁 수행을 위한 물자와 인력의 수탈에 총력을 다 하였다. 비협조적인 조선인은 모조리 검거하여 고문을 가하는 등 공포로 몰아넣었 고, 여자 정신대 근로령을 공포하여 본격적으로 조선 여성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의 정신대는 군수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말하는데 정신 근로대 영장을 받고 차출된 여자들도 일본군 위안부로 충당되면서 정신대와 일본군 위안부 용어가 혼용되었다. 신문을 통한 허위 취직 광고 모집과 유괴, 납치, 인신매매, 직업소개소의 알선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였다. 심지어 각 학교별로 인원수를 배정하여 취직을 미끼로 선발하기까지 하였다.
이렇게 모집한 조선 여인들은 부산으로 집결한 다음 부산 항을 통해 타이완을 들러 현지 여성을 더 태우고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버마로 갔다. 일본은 버마를 침공하면서 위안소를 설치했고, 위안소로 끌려간 여자들은 구타는 다반사였고, 칼로 몸을 긋거나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히 고문에 가까운 고통을 당하며 매일 수십 명의 남자들을 상대하였다. 일본군 위안부로 20만 명이 넘는 한국인 여성들의 인권이 짓밟혔다. 위안부 여성을 다른 전선에서도 요구하여 점령지인 타이완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위안부를 차출하였다. 네덜란드, 호주, 프랑스,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의 여성들도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일본 관동군 사령부는 중국인 가옥을 약탈하여 군 위안소를 만들고, 조선 여성 30 명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끌고 와서 군인과 군무원 4,000여 명의 성노예로 만들기도 하였다. 일본은 점령지 여성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유린하고 약탈을 자행한 가장 잔인하고 악랄한 범죄를 저질렀다.
구정순 대방은 지밀원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소녀들을 구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조선의 땅과 곡식과 물자를 강탈 해 가고 젊은 남자를 강제 노동과 징병으로 끌고 가더니, 이제는 조선의 여자까지 유린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말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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