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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06년 중년의 나이에 피해자인 남편 B씨를 만나 재혼을 하게 됐다. 음식점을 운영하며 약 15년간 함께 살던 두 사람의 관계가 파탄나게 된 과정에 A씨의 심한 의심이 있었다. A씨는 B씨가 외도를 하고 있다고 계속해서 의심했고, 결국 B씨는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20년 A씨에 이혼 소송을 걸었다.
남편이 함께 살던 집에서 나와 별거를 시작하자 A씨의 의심은 더욱 깊어갔다. 그는 B씨가 다른 어린 여성과 살림을 차리려 한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일궈온 음식점까지 빼앗겨 재산분할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각에 빠져들었다. 분노가 쌓여 가던 A씨는 결국 2021년 5월 충북 제천의 한 곳에서 흉기를 구입하고, 그달 8일 B씨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B씨는 술에 취한 채 잠을 자다가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분노에 휩싸인 A씨는 B씨의 온 몸에 흉기를 휘둘러 수십 개의 상처를 냈고, 고통에 신음하는 B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치기까지 했다.
범행 후 그대로 현장에서 도망친 A씨는 운전을 해 경기도 수원으로 도주했다가, 한 상점 앞에 넋을 놓고 배회하던 것을 수상히 여긴 상인의 신고로 경찰에 보호조치 됐다. 이후 경찰은 보호자를 찾기 위해 A씨의 자택에 방문했다가 숨진 B씨를 발견하게 됐다.
1심 재판부는 “잔혹한 범행으로 아버지를 잃은 피해자 자녀는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피고인은 그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A씨에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이듬해 4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도 “칼에 찔려 신음하는 피해자를 둔기로 재차 내리쳤는데,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재혼한 후 좋지 못한 건강상태 하에서도 집안 경제를 위해 나름대로 헌신해왔다는 사정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A씨의 항소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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