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거침없이 '시즌 3승'을 향해 질주하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최연소 프로' 김영원(17)에게 가로막혔다.
11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24-25' 준결승전에서 김영원이 마르티네스를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최연소 결승 진출 기록을 세웠던 김영원은 이후 5번째 도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가 우승을 노리게 됐다.
김영원이 우승할 경우 세계 최초로 17세의 주니어 선수가 시니어 프로 대회를 우승하는 역사적인 일이 벌어진다.
전날 김영원은 베트남 강호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어렵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준결승전은 개막전에 이어 김영원의 통산 두 번째 준결승전이었다.
당시 개막전에서는 한 살 많은 같은 주니어 레벨의 선수인 '튀르키예 신성' 부라크 하샤시(하이원리조트)를 4-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는데, 이번에는 현재 프로당구 투어 최근 10개 투어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마르티네스를 꺾고 결승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시즌 2승과 함께 PBA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한 챔피언급 베테랑 선수다. 통산 상금랭킹에서 8억원을 획득해 1위 조재호(NH농협카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고, 시즌 상금랭킹도 강동궁(SK렌터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에 특히 활약이 좋은 마르티네스는 앞서 열린 5차례 투어 중 우승 2회와 4강 1회, 8강 1회 등의 성적을 올려 커리어하이를 쓰고 있었다.
또한, 지난 대회에서 7전 전승과 이번 대회에서는 5전 전승을 기록해 12경기 연속 승리를 이어갔다. 6차 투어에서 마르티네스는 16강전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 8강전에서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를 모두 3-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그런데 준결승에서 대결한 김영원이 하이런 14점과 9점, 8점타 등 장타를 앞세워 마르티네스를 제압하면서 또 한 번 이변이 일어났다.
김영원은 준결승 1세트에서 마르티네스와 8점타를 한 차례씩 주고받으며 1점 차의 명승부 끝에 15:14로 승리를 거두었다.
2세트에서는 초구에 14점을 치며 퍼펙트큐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마지막 1점으로 시도한 뒤돌리기가 충돌로 실패하면서 15점 하이런에는 실패했지만, 3이닝 만에 15:2로 2세트도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0의 리드으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3세트에서 5:12로 지고 있던 김영원은 7이닝에 8점타를 올리며 13:12로 역전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후속 공격이 불발되면서 13:15(9이닝)로 아깝게 한 세트를 내주었다. 세트스코어 2-1.
김영원은 4세트에 다시 한번 장타를 성공시키며 마르티네스의 추격을 견제했다. 4이닝에 9점타로 14:6으로 앞선 김영원은 막판에 14:11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9이닝에 15:11로 승부를 마무리해 세트스코어 3-1로 달아났다.
5세트는 코너에 몰린 마르티네스가 초구부터 4-7-3 연속타로 순식간에 14점에 도달하면서 6이닝 만에 0:15로 패하기도 했다. 세트스코어 3-2.
6세트 승부는 두고두고 명승부로 화자될 만한 경기였다. 김영원은 2-5-4 연속타로 3이닝까지 11:4로 앞서며 결승행 마무리에 나섰다. 8이닝에는 14:8로 앞서며 결승 진출까지 단 1점을 남겨두었고, 다음 샷으로 시도한 옆돌리기 공격이 살짝 제2적구를 외면하면서 마르티네스에게 기회가 넘어갔다.
마르티네스는 원뱅크 샷 등 4점을 추격하며 14:12로 김영원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고난도의 스리뱅크 샷을 시도해 수구가 제2적구 코앞까지 밀고 들어가 거의 득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김영원이 승리까지 1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역전을 당해 3-3 동점을 허용하면, 다음 7세트 승부는 어려워질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마르티네스의 수구가 득점까지 약 1cm가량을 남겨두고서 멈춰 서는 행운이 따랐다.
스리뱅크 샷 기회를 얻은 김영원은 10이닝 만에 15:12로 6세트를 승리하며 마르티네스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밤 9시 30분에 시작하는 결승에서 김영원은 마찬가지로 첫 우승에 도전하는 오태준(크라운해태)과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오태준은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이충복(하이원리조트)에게 세트스코어 4-2로 승리하며 1년 11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결은 두 선수 모두 결승 경험이 한 차례씩 있기 때문에 누구도 유리할 게 없는 승부다. 최근에 성적은 김영원이 더 좋지만, 선수 경력이 훨씬 많은 오태준이 경험은 더 풍부하다.
프로당구 투어에서 22번째 투어 우승자, 한국 선수 중 11번째 투어 챔피언에 과연 누가 올라갈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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